"암살자들 국감에 끌고 오는 건 창작에 재갈"…이재정, 허진호 감독 출석 반대
[파이낸셜뉴스]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위원장이 영화 '암살자(들)'과 관련해 허진호 감독 등을 국정감사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부르자는 국민의힘 요구에 반대했다.
이 위원장은 역사 왜곡 논란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것 자체가 창작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 감독의 국감 출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과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 사이의 대립도 이어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영화를 국회 국감장에 끌고 오는 일 역시 창작에 대한 재갈이자 무도한 폭력"이라며 "문체위원장으로서 원칙을 지키는 일에 단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허진호 감독을 국감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국감 증인·참고인 명단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암살자(들)'을 "악의적이고 패륜적인 역사 왜곡 영화"라고 비판하며 허 감독 채택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증인 채택이 어렵다면 참고인으로라도 불러야 한다며 지난해 국감에 영화 '건국전쟁' 감독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사례도 들었다. 그러나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서 허 감독은 이날 의결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암살자(들)'을 두고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 위원장은 직접 영화를 관람했다며 "출연 배우와 창작자에 대한 도를 넘는 폭력적 상황들이 연이어지고 있고 정치권의 무리함도 더는 안 되겠다 싶어서 혼자 극장에 다녀왔다"고 했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측 비판과 다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이 영화는 명백히 박 대통령의 관여 가능성을 영화적 상상력의 범주 안에도 넣지 않았다"며 "누가 감히 사랑하는 아내를 권력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부부가 등장하는 장면이 몇십 초에 그친다며, 그런 의도를 담으려 했다면 이를 뒷받침할 설명과 전개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긴급조치 등으로 상징되는 장기독재, 중정의 폐해들, 언론탄압, 1965 한일협정의 이면들이 다시 수면 위로 언급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로 국제 영화제에 상영 철회를 요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제사회 망신은 여기까지 하자"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이 영화를 비난하는 이들이야말로 스스로 박정희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