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고집 '북향민' 용어에 외교부·법무부 제동
[파이낸셜뉴스]통일부가 탈북민 표현을 북향민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에 대해 외교부와 법무부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향민이라는 용어를 고집하면서 각 부처와 언론들에게 탈북민 표현을 고쳐 써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외교부와 법무부의 반대 의사로 인해 향후 북향민 용어의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회 계류된 '북한이탈주민 보호·정착지원법 개정안에 대해 법무부와 외교부가 사실상 반대의사를 냈다.
법무부는 '북한이탈주민' 용어가 국민에게 익숙한 점, '북향민'은 개념상 '이북도민'과 혼동될 가능성, 국민적 인식 상황 검토 필요 등을 이유로 '종합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외교부도 북향민의 영어 명칭인 'North Korean-born citizens(북한 출생 시민)'와 관련, '북한 이탈'보다 '북한 출신'이 부각돼 강제송환금지 원칙 설득력이 약화할 우려와 'North Korean citizens(북한 주민)'로 오인될 가능성 등을 이유로 '현행 유지'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법률상 보호·지원 대상자의 범위는 법률이 정한 정의 규정과 보호 신청, 결정 절차에 따라 확정되므로 북향민이라는 명칭 변경이 곧 보호대상자의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해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점진적으로 대체하겠다고 보고했으며 올해부터 자체 문서·발표 등에서 탈북민 대신 북향민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 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져 왔다. 일부 탈북민 단체들은 북향민이라는 표현이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자신들의 정체성을 희석하고, 단순히 '북쪽을 향하는 사람'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며 반발중이다.
박충권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향민 명칭 강요는 북한 독재를 탈출한 탈북민들의 자유 투쟁 역사를 부정하고 정체성을 짓밟는 반헌법적 반인권적 폭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 장관이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새터민' 용어 추진 실패에 대한 개인적 오기와 치적 욕심으로 탈북민 사회 전체를 실험실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탈북자 용어를 대체하는 순우리말 '새터민'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거센 비판이 이어졌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식 폐기됐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