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 통지서가 '종합검진권' 역할…국방의 의무, '건강'해야 지킨다
병무청, 병역판정검사서 질환 연간 600여 건 조기 발견, 청년 건강 안전망 기능
백혈병·중증 심장질환 등 적기 치료 기회 제공 '건강한 군 복무'가 국방의 출발점
[파이낸셜뉴스] "나의 지위나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내 조국 대한민국이며, 그 조국을 지키는 가장 위대한 힘은 청년들의 건강한 신체와 정신에서 나온다." 이 안보관은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이 마주하는 국방의 의무가 단순한 시간의 희생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숭고한 사명임을 일깨워준다.
선조들이 피땀 흘려 지켜온 이 땅을 우리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국민 개병제의 엄숙한 명제 속에서, 청년들이 '건강하게 군 생활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안보의 핵심 전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병역 의무의 첫 관문인 병무청의 병역판정검사가 단순히 현역 여부를 가리는 선별 장치를 넘어, 청년들의 숨겨진 중증 질병을 찾아내는 '생명 안전망'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6일 병무청에 따르면 신장·체중 측정을 비롯해 임상심리, 영상의학, 임상병리 등 총 35종의 종합병원 수준에 버금가는 정밀 검사를 통해 병역의무자들의 신체 정밀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평소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청년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는 연간 6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에는 악성종양이나 백혈병 같은 치명적인 중증 질환도 포함되어 있어 적기 치료의 결정적 분수령이 되고 있다.
실제 병역판정검사가 청년의 인생을 바꾼 다수의 사례가 있다. 흉부방사선(X-ray) 검사를 통해 심장비대 소견과 비정상적인 종괴 음영을 발견한 병역의무자 A씨와 B씨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 검사를 안내받았다. 이후 진료를 통해 A씨는 선천성 심방중격 결손을 진단받아 조기에 심장 수술을 시행했으며, B씨는 악성종양(암) 확진 판정을 받아 즉시 항암치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청년 C씨와 D씨는 기본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구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사례를 발견해 병무청은 추가 정밀 검사를 권고했다. 각각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중증 혈액암을 확진받고 신속하게 치료를 받게 됐다. 이는 평소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했다면 생명이 위험했을 상황이었다. 이 밖에도 혈압 측정을 통해 선천성 대동맥판막 기능 이상에 따른 중증 심혈관계 질환을 포착해 벤탈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사례나, 소변검사로 사구체신염을 조기에 발견해 만성 신부전으로의 악화를 차단한 청년들의 사례도 확인됐다.
병무청은 이러한 청년들의 자가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검사 당일 종합 건강검진결과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6월부터는 알림톡을 통한 모바일 '이(e)-병무지갑' 서비스로 확대 개편해 연관 증상과 관련 질병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아울러 축적된 검사 데이터를 공공데이터포털에 개방하고, 지난 11년간 295만 건의 자료를 분석한 '한국인 19세 남성 건강지표'를 국가통계로 등록해 청년층 건강 연구의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병역판정검사가 단순히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통과의례를 넘어, 청년의 건강한 미래를 지키는 우리 사회의 건강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할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군 복무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함께 지키기 위한 신성한 의무다. 그 의무의 출발선에서 청년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는 병무청의 이 같은 성과는, 국가가 의무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삶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신뢰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