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정신병원서 환자 4명 사망…325일간 잠긴 병실 격리"
병원장 업무상과실치사·감금 등 혐의 고발
의료진 없는 시간대 환자 2명 심정지 발견
200일 격리·휴대전화 사용 전면 금지 확인
[파이낸셜뉴스] 정신의료기관에서 올해 상반기 환자 4명이 잇따라 숨지고, 한 환자가 최장 325일간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서 생활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다. 인권위는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감금·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등의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장에게 고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에 대한 불법 격리·강박과 사망 사건을 직권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환자를 의사의 지시 없이 격리·강박한 간호조무사와 보호사도 정신건강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서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환자 4명이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숨졌다. 당시 병동에 의료진이 없거나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찰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지적장애인 환자 1명은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서 325일 동안 혼자 지내다 지난 2월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환자는 병원 밖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질식해 숨졌다. 자폐성 장애인 환자는 다른 환자의 커피를 훔쳤다는 이유로 200일 동안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 격리돼 있었다.
인권위는 치료나 보호 목적이 없는 장기간 격리와 관련 기록 미작성 등을 문제로 봤다. 또 병원장이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의료진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조무사와 보호사에게 격리·강박을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인권위는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통신 자유도 제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은 8개 폐쇄병동 가운데 4개 병동에만 공중전화를 설치했고, 입원환자의 휴대전화 소지를 전면 금지했다. 전화 사용 역시 일주일에 한 차례로 제한했다.
인권위는 관할 보건소장에게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요구하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의 격리·강박 관행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가 정신의료기관의 장기간 격리와 관련해 관계자를 감금 혐의로 고발하고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해 영업정지·개설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을 검토하도록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