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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표 속 '경미한 폐기종', 그냥 넘겨도 될까? [헬스체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건강 검진표 속 '경미한 폐기종', 그냥 넘겨도 될까? [헬스체크]

[파이낸셜뉴스] 건강검진 흉부 CT에서 '초기 폐기종'이 보이고 폐 기능까지 떨어져 있다면 사망 위험이 3배 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박혜윤·영상의학과 이호연·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건강의학본부 황정혜·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 장유수 교수팀은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에서 저선량 흉부 CT와 폐활량검사를 받은 성인을 분석한 결과를 호흡기 분야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IF=10.2)'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두 번 이상 받은 5만596명 가운데 폐암 병력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영상 분석이 가능한 인원 중 약 11%를 무작위로 추출해 최종 5276명을 분석했다. 사망 여부는 국가 사망 자료와 연계해 확인했으며, 추적 기간 중앙값은 12.9년이었다.

폐기종은 폐 속의 작은 공기주머니인 폐포의 벽이 손상되면서 공기 공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상태다. 연구팀은 흉부 CT에서 측정한 폐기종 지표(LAA-950)가 1.5% 이상이면 '초기 폐기종'으로 정의했다. 1.5%는 이번 검진 대상자 중 흡연 경험자의 평균값이다. 기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연구에서는 주로 이 지표가 5% 이상일 때 악화·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의 18.7%(986명)에게서 초기 폐기종이 확인됐다.

이호연 교수는 "초기 폐기종은 흡연자에게 흔히 나타나지만 수치 변화가 경미하고 두드러지지 않아 의료진도 환자도 간과하기 쉽다"며 "어떤 환자가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위험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는지 초기에 파악해야 예방도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폐기종 지표와 폐활량검사를 결합해 분석한 이유다. 연구팀은 숨을 힘껏 들이마신 뒤 끝까지 내쉰 전체 양 가운데 처음 1초 동안 내쉰 양의 비율(FEV1/FVC)이 70% 미만이면 숨길이 좁아진 '기류 제한' 상태로 봤다.

그 결과 초기 폐기종과 기류 제한이 모두 있는 사람은 둘 다 없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약 3.1배 높았다. 반면 기류 제한 없이 초기 폐기종만 있는 경우에는 둘 다 없는 사람과 사망 위험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박혜윤 교수는 "흉부 CT에 가벼운 폐기종이 보였다고 그 자체로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폐활량검사와 함께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며 "두 검사를 함께 보는 통합적 접근과 함께 폐의 구조적 변화와 기능 저하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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