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이주민·다문화가족, 곶자왈서 지역사회 배운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곶자왈공유화재단·JDC 지원
10~11월 생태체험 10차례 운영
외국인 유학생 23명 첫 프로그램
탐방·투수실험·화분 만들기 진행

지난 2일 제주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곶자왈을 걸으며 현장 해설을 듣고 있다.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은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10~11월 모두 10차례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진=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지난 2일 제주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곶자왈을 걸으며 현장 해설을 듣고 있다.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은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10~11월 모두 10차례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진=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이 곶자왈을 직접 걸으며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가치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6일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2일부터 '2026 제주 글로벌시민 곶자왈 생태체험-곶자왈 Hand in Hand' 운영에 들어갔다. 첫 프로그램에는 제주대학교 국제교류처 외국인 유학생 23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도민지원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제주도민과 다문화가정, 제주에 거주하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10~11월 교래자연휴양림과 제주곶자왈도립공원에서 모두 10차례 진행한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을 곶자왈 생태교육의 직접적인 참여자로 포함했다는 점이다. 제주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주민이 늘면서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행정·생활 적응뿐 아니라 제주가 가진 자연과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도 중요해지고 있다.

곶자왈은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환경 가운데 하나지만 외국인 주민에게는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 등으로 생태적 의미를 접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재단은 이를 고려해 여러 언어권의 참가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국어 교재와 통역을 제공한다.

교육도 강의 중심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참가자들이 곶자왈을 직접 걸으며 식생과 자연환경을 관찰하고 현장 해설을 듣는다. 물이 지표면에서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살펴보는 투수성 실험과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나만의 곶자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곶자왈 Hand in Hand’ 첫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주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곶자왈 탐방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첫 체험에는 유학생 23명이 참여했으며 다국어 교재와 통역을 활용한 생태교육이 진행됐다. 사진=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곶자왈 Hand in Hand’ 첫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주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곶자왈 탐방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첫 체험에는 유학생 23명이 참여했으며 다국어 교재와 통역을 활용한 생태교육이 진행됐다. 사진=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곶자왈을 눈으로 관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고 만지고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 생태환경의 특징을 이해하도록 구성한 셈이다.

첫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주대 외국인 유학생들도 현장 탐방과 생태교육을 함께 경험했다.

폴란드 출신 베로니카 월나 학생은 "곶자왈이 어떻게 형성되고 생태계를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더 깊이 알아보면서 제주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환경교육과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이해를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제주에 거주하더라도 학교나 직장, 주거지를 중심으로 생활하면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을 체험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재단은 곶자왈 현장교육을 통해 이주민이 제주를 생활공간뿐 아니라 함께 보전해야 할 지역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을 지역 환경보전의 주체로 어떻게 참여시킬지도 과제로 꼽힌다. 내국인에게만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주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는 접근이다.

김범훈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에서 제주 고유의 환경자산인 곶자왈을 보전하는 일은 중요한 가치"라며 "제주에서 생활하는 글로벌 시민들이 제주의 가치를 함께 공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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