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임산부 정신건강 제주서 원스톱 지원… 제주대병원 권역 심리상담센터 가동
개인·부부상담부터 전문의 진료 연계
유산·사산 경험자 맞춤 지원도 운영
2023년 조사서 난임 당사자 33.7%
"삶 포기하고 싶다" 생각 경험 응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난임 치료와 임신·출산 과정에서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를 겪는 제주도민이 도외로 나가지 않고 심리검사부터 전문상담, 의료·복지서비스 연계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제주대학교병원이 난임 부부와 임산부의 정신건강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권역 심리상담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6일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제주권역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상담과 지원을 시작했다.
센터장은 양현주 제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맡았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산부인과 전문의 등 관련 전문 인력도 배치했다.
지원 대상은 난임 환자와 임산부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까지 포함한다. 개인상담과 부부상담, 집단상담을 운영하고 유산이나 사산을 경험한 당사자를 위한 특화 심리지원도 제공한다.
우울·불안·스트레스 등 정서 상태를 확인하는 심리검사와 산전·산후 우울증 고위험군 선별검사도 진행한다.
선별검사는 우울증을 곧바로 진단하는 절차가 아니라 정신건강 위험이 높은 사람을 조기에 찾아 추가 평가와 전문적인 진료로 연결하기 위한 과정이다. 검사와 상담 과정에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제주대병원 전문의 진료와 진단·치료로 연결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보건소, 의료기관 등 지역 기관과의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상담 과정에서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관련 기관과 연결하고 자조모임과 생애주기별 정서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대병원이 난임·임산부 정신건강을 별도 영역으로 다루는 배경에는 난임 치료와 임신·출산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이 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2023년 발간한 '제주지역 난임부부 현황과 지원방안' 보고서에서는 난임 당사자의 33.7%가 시술 과정에서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복되는 시술과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부담이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제주에서는 난임과 임산부의 정신건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이 부족했다. 상담이나 전문 진료를 위해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하는 경우에는 이동시간과 비용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다.
이번 센터 개소로 제주에서 상담과 심리평가를 받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 치료와 지역 복지서비스까지 연결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 특히 난임 치료 과정만 지원하지 않고 임신과 출산, 유산·사산 경험까지 폭넓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대상자의 생애 과정에 맞춘 정신건강 관리가 가능해졌다.
배우자를 상담 대상에 포함한 점도 특징이다. 난임과 임신·출산 과정의 심리적 부담이 당사자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했다.
센터는 상담과 치료뿐 아니라 도민과 지역 보건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인식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난임이나 산전·산후 우울 증상을 개인이 견뎌야 할 문제로 두기보다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의료·복지서비스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양현주 제주권역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장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고통을 겪는 도내 난임 부부와 임산부, 가족에게 전문적인 심리지원과 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