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동에 거래소 '시총미달 상폐규정' 변경…'신속 퇴출' 차질
'시총 미달 상폐결정 기업' 가처분 신청 인용에
'법원 판단시 관리종목·상폐 유예' 규정 신설
[파이낸셜뉴스] 한국거래소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기업에도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를 유예할 수 있도록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에 법원이 제동을 걸자 줄소송에 대비해 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부실주 신속 퇴출 정책 유지를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일 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법원 판단에 따른 조치 근거를 각각 신설했다. 관리종목 지정 근거 규정에 대한 법원 판단이 있을 경우 필요시 지정을 유예하거나 지정의 효력을 정지하고, 상장폐지 근거 규정에 대해서도 법원 판단이 있을 경우 상장폐지를 유예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소는 개정이유에 "상장관리의 일관성을 위해 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법인에게도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명시했다. 개별 기업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온 경우 동일한 규정이 적용되는 다른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정으로 시총미달로 상폐결정이 내려진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가처분을 신청하지 않고도 거래소의 유예 조치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일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와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각각 인용했다. 법원은 상장사가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의 신청과 소명 기회를 받지 못한 점과 45거래일 연속 유지 규정의 타당성, 시총 기준 상향 시점을 6개월 앞당긴 점 등을 문제로 짚었다. 이에 따라 같은날 세진티에스와 에이에프더블류의 정리매매도 정지됐다.
법원 판단의 영향이 소송 당사자 외 기업으로도 확산하면서 시총 미달 기업의 퇴출 일정에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일단 기업들이 시장에 남아 거래소의 후속 조치나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향후 후속 조치를 통해 형식상폐 제도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천 한국거래소 공시부 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코리아프리미엄위크 코스닥데이'에서 "형식상폐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이 있었고 그에 대한 후속 조치는 상장부에서 추진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승강제, 코넥스 시장이전제도 등 신속한 퇴출 기조에 맞춰 시너지를 내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관련 정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우 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 팀장은 시장이전제도와 관련해 "기존 상장시장에서의 상장폐지를 조건으로 신규 상장이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정책이 가처분과 관련해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와 연동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부실기업 퇴출과 관련한 보완책 수요가 있다면 시장이전제도가 향후에도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주원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