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전역모 세리머니, 2030 '역린' 건드렸다…"BTS도 가는데 불공정"

뉴스1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대 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두르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대 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두르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안소연 기자
"국위선양을 한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군대를 갔는데 저런 발언은 경솔했죠.

스포츠 분야에만 병역특례를 주는 것도 불공정하다고 생각해요."
직장인 이 모 씨(26·남)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한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전역모 세리머니'를 한 모습을 보고 허탈감이 들었다며 이렇게 털어놨다.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우승한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군 면제 보상을 위해 경기를 뛰었다는 취지의 발언 등을 하면서 체육·예술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 위상이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병역특례 제도는 여전히 국위선양이란 목표에 머물러 있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데다, 특정 분야에만 적용되면서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왜 스포츠 선수만 면제하나"…병역특례 존폐 논란으로 번져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축구대표팀의 군 면제 관련 발언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인터뷰에서 "군대 안 갑니다" "군 면제 보상 하나만 보고 뛰었다"는 등 스포츠 국가대표로서의 본분보다 병역 혜택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육군을 현역으로 만기 전역한 김동현 씨(25)는 "예전처럼 국가 인지도가 낮고 스포츠 메달이 온 국민에게 행복을 주던 시절이 아니다"며 "군 복무하면서도 체육·예술 영역에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데 국위선양을 이유로 병역특례를 유지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체육·예술 분야 병역특례 제도는 1973년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을 목적으로 처음 도입됐다. 체육 분야는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를, 예술 분야는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과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을 체육·예술 요원(보충역)으로 편입한다.

하지만 대회마다 특례 적용 기준과 대상이 달라 국제대회 때마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대중문화예술인은 병역특례를 적용받을 객관적인 자격 기준이 없어,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던 BTS 멤버 전원이 병역의 의무를 마친 점이 언급되며 불씨를 키우기도 했다.

직업군인 조 모 씨(26·남)는 "체육 분야에 병역특례가 집중된 점도 불공정하지만, 종목마다 예선에서 패해도 결승전까지 가는 경기가 있고 바로 끝나는 경기가 있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차라리 입상이 어려운 올림픽 메달로만 특례 기준을 한정하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병역특례 제도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육군 대장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를 점차 줄여가야 한다는 데 여야 모두 오래전부터 공감대를 형성해 왔고, 대상과 기준을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점진적 개편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시대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지 성역 없이 다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위선양 기준 달라져…국민 눈높이 맞출 공정한 제도 필요"

전문가들은 한국의 스포츠 경쟁력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국가 위상도 높아진 만큼 과거 기준에 따른 병역특례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병역특례 논란은 처음이 아닌 만큼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스포츠 팬들의 기대치와 한국 스포츠 경쟁력이 예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은 국위선양이란 기준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층에게는 체육·예술 분야 성과에 따른 병역특례가 국가적 만족감보다 개인적인 박탈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경민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는 "과거에는 국제대회 성과를 높이 사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지만, 가뜩이나 병력 자원이 부족한 요즘은 이런 정서가 많이 사라졌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제대회가 아니더라도 거액의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병역 면제까지 받는 상황이 청년층에게는 불공정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병역특례 제도의 전면적 폐지보다는 공정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점진적인 제도 개선과 사회적 합의 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는 "병역특례 제도가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되는 면도 있기 때문에 폐지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국내 체육·예술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특정 종목만 혜택을 주는 제도와 관련해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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