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토큰화, 거래·결제 인프라 전환…"투명한 안내·감독 공조 필요"
발행·유통 분업화로 인프라 경쟁 심화하는 글로벌 시장
한국은 전자증권 기반 네이티브 방식으로 제도적 출발
투자자 보호와 혁신 위한 법적·시장 인프라 정비 필요
[파이낸셜뉴스] "토큰화 주식 시장의 초점이 '누가 발행한 토큰인가'에서 '누가 시장의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는가'로 이동했다. 한국도 빠르게 시장을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민간금융개혁위원회가 개최한 최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제7차 정례회의에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주식토큰화 시장이 민간 실험 단계를 넘어서 결제자산 연계 수준으로 확장된 만큼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국내 시장 역시 인프라 설계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개혁위에 참석한 전문가들 역시 토큰화주식은 리테일 시장 못지 않게 기관간 거래에서 그 쓰임이 분명하다면서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주제 발표에서 황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온체인 실물 자산시장은 2024년 7월말 기준 48억달러 규모에서 올해 7월말 기준 약 375억달러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2년만에 약 7.8배 불어난 것이다. 올해 7월말 기준 주식토큰화 시장 규모는 약 35억6000만달러로 전체 온체인 실물자산(RWA) 시장의 9.5%를 차지했다.
주식토큰화란 기존 상장주식을 분산원장기술(DLT)에 기반한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다. 자산의 분할성, 스마트계약을 통한 프로그래머빌리티, 다양한 금융기능의 상호결합성, 결제의 즉시성 등 특성을 가진다. 이 과정에는 기초자산의 매입 및 보관, 토큰의 발행, 그리고 유통·결제 등 3개 계층과 발행인, 수탁기관, 명의개서대리인, 거래소, 오라클 등 다수의 참여자가 기능을 분담한다. 각 단계의 연결 방식에 따라 법적 권리 구조와 운영 위험이 결정된다.
황 연구위원은 "주식토큰화 산업 구조를 살펴보면 실물주식의 수탁과 토큰 발행을 담당하는 발행 그룹(Ondo, xStocks 등)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 그룹(Kraken, Bybit, Bitget 등) 그리고 실물주식 매매·보관을 처리하는 청산·수탁 그룹으로 분업화가 완료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후선업무 집중과 시스템 리스크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통 금융 인프라 역시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나스닥(Nasdaq)과 NYSE, DTC/DTCC 등은 기존 시장의 법적 권리, 호가, 예탁결제를 유지하면서 토큰화 인도를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크립토네이티브 인프라와 전통 자본시장 인프라의 결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장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경쟁의 초점이 토큰 발행에서 시장 핵심 인프라 제공으로 옮겨진 것이다. 이에 따라 민간 플랫폼의 확산, 발행·유통의 분업, 전통 인프라의 진입, 온체인과 제도권의 수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황 위원은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전자증권 기반 네이티브 방식을 활용해, 전자증권의 법적 강점과 온체인 인프라의 효율성을 결합하는 방향의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면서 "국내 투자자가 이미 역외 플랫폼을 통한 접근이 가능한 상황에서 상품 실질과 권리 구조의 투명한 안내, 국경 간 감독 공조, 보호가 확보된 국내 대체재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법적 기반 △상품 규율 △투자자 보호 △시장 인프라 구축 등이 요구된다.
황 위원은 "주식토큰화는 새로운 자산 창출보다는 거래·결제 인프라의 전환에 가깝다"면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혁신의 균형 속에서 단계적이되 신속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파이낸스경영학과)는 "당국의 정책은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못쓰게 한다는 방침으로 보인다"면서 "가스비를 명목으로 못하게 하는 것인데 이미 광범위하게 검증된 퍼블릭 코인을 가스비가 들더라고 허용하는 편이 궁극적인 인프라 구축 비용을 줄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민우 한림대 겸임교수는 "전통적으로 포지티브 규제가 강한 한국은 2016년도에 한번의 기회를 놓쳤는데 지금이 두번째 기회"리면서 "예금결제원에서는 STO는 무조건 폐쇄형으로의 설계를 말하는데 시장에서는 대화가 안된다고 느끼는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김준홍 페어스퀘어랩 대표는 "해외에서는 증권이 아니라 증권에 대한 권리를 토큰화 해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주식의 권리는 크게 경영 참여를 위한 주주행사권과 배당·수익 청구권인데 전자는 복잡하니까 포기하고 후자만 두고 토큰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