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명 병원행 부른 호텔 염소가스… 제주도, 수영장 약품관리 전면 손본다
차아염소산나트륨 오주입 원인 파악
수영장·수경시설 화학물질 합동점검
혼합물 1000L·수영장 물 400t 처리
관광·보건·재난까지 4개 분야 대책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투숙객과 직원 등 59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그랜드 조선 제주 염소가스 사고를 계기로 제주지역 수영장과 물놀이시설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체계가 전면 점검된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서귀포시 그랜드 조선 제주 수영장 기계실에서 발생한 염소가스 사고에 대한 관계기관 현장조사와 사고물질 처리를 마치고 화학물질·환경, 관광, 보건, 재난·안전 등 4개 분야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한다.
사고 원인도 구체화됐다. 제주도는 수영장 소독약품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pH 조절제 통에 잘못 넣으면서 두 약품이 혼합·반응해 염소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수영장 물을 살균·소독하는 데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이번 사고는 약품 자체의 사용보다 서로 다른 약품이 잘못 섞이는 취급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약품 투입 단계의 확인 절차가 핵심 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사고 당시 기계실의 염소가스 농도는 일시적으로 50ppm 이상까지 상승했다. 환기 작업 이후 같은 날 오후 2시30분께 수영장 야외와 객실 등에서는 염소가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혼합 약품을 수거하고 송풍 작업을 마친 뒤 2일 오전 10시께 기계실을 다시 측정한 결과도 0ppm으로 나타났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나온 화학물질과 수영장 물 처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혼합물질 약 1000L는 지정폐기물 처리 절차에 따라 전문업체로 옮겼으며 최종 처리 여부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확인한다. 수영장 용수 약 400t은 수질검사를 거쳐 하수처리장과 연계해 전량 배수·처리했다.
안전대책의 초점은 같은 유형의 '오주입'을 막는 데 맞춰졌다. 제주도는 약품을 사용하는 도내 수영장과 물놀이형 수경시설 등을 대상으로 소관 부서 합동 특별점검을 벌인다.
점검 대상은 사용 약품과 보관 장소, 표시 상태, 약품 투입 방법, 취급자 안전교육, 사고 발생 때 초동 대응체계 등이다. 서로 섞일 경우 유독가스가 생길 수 있는 약품은 투입 지점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약품을 넣기 전에 교차 확인하는 절차를 안내자료에 담아 현장에 배포하기로 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함께 물을 사용하는 놀이시설의 화학물질 취급 실태도 전수 파악한다. 시설별 취급 약품과 보관 장소, 담당자 현황을 조사하고 취급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고 신고에서 인명 대피와 현장 통제, 유해물질 측정, 오염물질 처리, 사후관리로 이어지는 화학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도 다시 정비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법령 위반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한 행정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광숙박업소의 대응 방식도 보완된다. 제주도는 관광숙박업 종사자 교육에서 약품 취급 안전수칙과 초동 대응, 투숙객 대피 유도, 관계기관 신고, 대체 숙박시설 연계 등 안전·위기대응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 관광의 특성을 고려해 비상시 통역 체계도 구축한다. 관광통역안내사 네트워크와 관광통역안내콜센터 1330을 연계해 사고 현장에서 긴급 통역을 지원하는 상시 연락망을 운영할 방침이다.
다수 환자 발생에 대비한 의료대응도 보강한다. 제주도는 민간이송업체 구급차를 상시 임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보건소 신속대응반과 의료기관, 소방 간 비상연락체계를 정비한다. 다수사상자 발생 상황을 가정한 현장 대응훈련도 추진한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업장의 관리대상 유해물질 관리와 근로자 특별안전교육 여부 등을 확인하고 위반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호텔 한 곳의 시설 점검에 그치지 않고 약품을 사용하는 도내 수영장과 물놀이시설 전반으로 관리 범위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고가 약품 투입 과정의 오류에서 시작된 만큼 시설과 장비뿐 아니라 취급 절차와 종사자 교육, 투숙객 대피체계까지 함께 점검하는 구조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시설은 평상시 관리와 현장 대응을 함께 갖춰야 한다"며 "취급 절차부터 종사자 대응역량까지 단계별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