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최초 유럽 데뷔' 성악가 김청자, 81세로 별세...말라위서 봉사의 삶도
향년 81세..."행복을 가져다준 여인"
[파이낸셜뉴스] 한국인 최초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 오른 메조소프라노 김청자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6일 한예종에 따르면 김 전 교수는 암 투병 끝에 경기도 용인시 성루카병원에서 숨졌다. 고인은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봉사 활동을 이어가던 중 2022년 10월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194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뒤 1963년 외국인 신부의 도움을 받아 간호조무사로 독일에 건너갔다. 낯선 땅에서 일하면서도 음악의 꿈을 놓지 않았던 그는 현지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독일에 도착한 지 5개월 만에 아우크스부르크 레오폴트 모차르트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성악을 공부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1970년 한국인 최초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스위스 베른오페라단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오페라단을 비롯해 스위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무대에서 16년간 활동했으며, 독일 뒤셀도르프 오페라단의 프리마돈나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1973∼1978년 중앙대와 연세대 음대 성악과 교수를 지냈으며, 1994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보낸 삶은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2014년 펴낸 저서 '김청자의 아프리카 사랑'에 따르면 그는 2005년 예순을 맞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잠비아 등을 여행하면서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현실을 마주했다. 훗날 "잠비아에서 뼈만 남은 아이들이 매미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순간 '내 영혼의 고향은 이곳이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2010년 2월 정년퇴임한 고인은 곧바로 '김청자의 아프리카 사랑 후원회'를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말라위로 떠났다. 말라위에서 고아들을 위한 음악학교를 세우고 현지 청소년들에게 한국 유학의 길을 열어주는 등 교육과 봉사 활동을 펼쳤다.
현지 추장은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여인'이라는 뜻의 말라위 이름 '루세케로'를 지어줬다.
유족으로는 독일에서 안드로메다 챔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활동 중인 아들 다니엘 글라첼이 있다.
빈소는 6일 오전 11시부터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미사는 8일 서울 개포동성당에서 치러진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