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공개했더니 수익 생겼다"…SNS에 번지는 '채무 상환기'
[파이낸셜뉴스] 숨기기 쉬운 개인의 빚을 오히려 공개하고 갚아가는 과정을 콘텐츠로 만드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체적인 채무 규모와 상환 내역을 기록하고, 여기서 발생한 영상 수익과 광고비를 실제 빚을 줄이는 데 쓰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틱톡에서는 자신의 재정 상황을 숨기지 않고 채무 상환 과정을 공개하는 영상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히 빚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얼마를 갚았는지, 남은 금액은 얼마인지까지 꾸준히 공유하는 방식이다.
관련 영상의 규모도 적지 않다. SNS 분석업체 튜뷸러랩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1년 동안 틱톡에 올라온 빚 관련 영상은 2만8000개를 넘어섰다.
평소 가까운 사람에게도 쉽게 꺼내기 어려운 빚과 소비 내역을 공개한다는 점이 관심을 끄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재정 상태를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상황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넬대 브룩 에린 더피 교수는 "가십처럼 다른 사람의 소비와 재정 상황을 살펴보고 자신의 상황과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콘텐츠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회수가 늘고 광고 제안까지 이어지면서 빚을 공개한 콘텐츠가 다시 채무 상환 재원이 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영상에서 발생한 수익이나 광고비를 그대로 빚을 갚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승무원 로드니 모건(33)은 지난 7월 약 4만달러(약 54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틱톡에 공개했다. 평소 승무원으로 일하는 모습을 주로 올리던 그가 자신의 채무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영상은 조회수 150만회를 기록했고, 이후 개인금융 앱으로부터 큰 규모의 광고 제안까지 받았다. 모건은 광고 수익을 실제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집을 수리하기 위해 사용한 신용카드의 남은 빚 약 800달러를 광고 수익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 사는 티아나기 카터(31)는 보다 꾸준한 방식으로 자신의 상환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약 5만4000달러(약 73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밝힌 그는 매일 밤 채무 상황을 기록해 올린다. 카터는 "빚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니 사람들이 내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사는 케일라 로즈는 콘텐츠 수익을 실제 채무 상환으로 연결한 사례다. 그는 지난 3월 신용카드 빚이 2만5000달러를 넘는다고 공개하면서 영상으로 번 돈을 상환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후 빚을 공개한 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팔로워가 늘었고, 로즈는 지난 8월 결국 신용카드 빚을 전부 갚았다. 그는 팔로워들에게 "제가 신용카드 빚을 갚을 수 있었던 건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재무설계사 브리트니 카스트로는 이 같은 콘텐츠가 단순한 재정 공개를 넘어 빚을 줄여가는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는 점에도 시청자들이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장애물을 극복해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데서 오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