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vs "보고 말해라"…국감장 덮친 영화 '암살자(들)' 여야 정면충돌
[파이낸셜뉴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국회 국정감사 첫날부터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며 관련 예산 집행과 홍보를 강하게 질타한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영화적 상상력을 팩트 왜곡으로 몰아간다"며 정면으로 맞서 상임위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가보훈부 산하 제대군인지원센터가 해당 영화를 무료 관람작으로 선정해 홍보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역사 왜곡이 한참 심각한 영화를 보훈부 명의로 문자를 보내 홍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조정훈 의원 역시 "소설이나 픽션으로서 표현의 자유는 인정할 수 있지만, 국가 예산을 써서 제대군인에게 보여주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영화 선정에는 보훈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문세광이 총을 쐈다는 팩트를 바꾼 내용이 전혀 없으며 영화의 주된 내용은 국가기관의 언론 탄압"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한민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측에 해당 영화의 상영 철회를 요구한 것을 언급하며 "영화인들이 대한민국 국격에 대해 뭐라고 하겠나. 창피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국책기관의 영화 투자 등을 놓고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영화 제목이 '암살자(들)'로 복수인 점을 문제 삼으며 "결과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의 배후일 수 있다는 프레임으로 만든 패륜적 영화"라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한국벤처투자가 한꺼번에 404억 원을 투자한 것은 윗선의 개입이자 직권남용"이라며 법적 조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야당은 여당의 과도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주 의원을 향해 "영화는 보고 말씀하시는 것이냐. 그런 내용은 1도 안 나온다"며 "영화를 왜곡하지 말고 영화를 영화로 보라"고 맞받아쳤다. 국정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도 과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배후를 자백하고 사과했다는 여당 측 주장에 대해 "국정원장 시절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국감장을 달군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극 중 당시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추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이념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