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 체납액 3938억원 완납 약속…현금 1000억원 우선 납부
[파이낸셜뉴스] 선박왕이라 불리던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개인 체납액 3938억원을 완납할 계획으로, 우선 지난 7월말 현금 1000억원을 납부했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해외은닉재산에 대해 강도 높은 추적을 전개해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
권 회장은 체납 잔액 전액에 대해 납부계획을 제출하고,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현재 국세청은 담보물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권 회장 명의로 된 국내 재산이 없어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한 첫 사례인 만큼 감사원 사전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권 회장의 체납액과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법인들의 체납지정액까지 포함하면 총 체납액은 7902억원에 달해, 향후 계획대로 납부가 이뤄지거나 담보물을 강제징수하면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체납액이 소멸된다. 약 15년간 정리되지 않던 최고액 체납이 정리되는 것으로, 국세청 역사상으로도 처음이다.
고액체납 특별대응TF는 출범 이후 해외에 은닉한 권 회장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징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자산 은닉 위험이 큰 해외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정보공조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확대했다.
특히 해외 지배구조를 파악하는데 의미 있는 국가들에 청장 친전을 전달할 대표단을 파견하고 긴급 정보회의를 가짐으로써 해외 과세당국에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었다. 또한 체납징수에 중요한 국가들과 최고위급 청장회의를 적극적으로 개최해 징수공조와 정보교환 실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 실무진의 후속 출장과 비대면 화상회의 등에서 실효성 있는 정보를 신속히 수집하는데 주효했다.
해외에 소재해 압류가 어려울 수 있는 재산에 대해서는 관련 판례를 바탕으로 연구용역과 법률자문을 실시하는 등 압류 가능 재산과 압류 방법을 치밀하게 검토했다. 이를 통해 권 회장의 선박을 담보로 받고, 감사원의 사전컨설팅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국세청은 경제활동을 통한 사회 기여 의지가 큰 권 회장의 소명을 경청하고 국가와 국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함으로써 개인 체납 전액을 징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규모의 체납세액을 징수할 수 있었던데는 확실하고 정당한 보상을 기반으로 한 인적자원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일환으로 고액체납 특별대응 TF 활동에 기여한 직원들에 대해 사무관 승진을 실시한데 이어 하반기 직원 승진 인사도 진행 중에 있다.
국세청은 특별대응TF의 성과를 시스템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TF를 정규조직화한 세무조사·체납추적 연계 특별조사팀을 서울청 4국 등 전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최초로 설치할 계획 역시 구체화하고 있다.
특별조사팀은 주요 체납자에 대한 체납처분 면탈범 조사를 실시하고 자금유출 등 탈세혐의가 있는 체납자와 관련 법인에 대해서는 비정기 조사를 추가 실시해 악의적 체납에 빈틈없이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특별조사팀에 우수 인재를 배치하기 위해 비정기 범칙 세무조사, 사주 재산조사, 압류물건에 대한 법리검토, 역외정보수집 및 활용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직원들을 11월~12월 중 전격 리크루팅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조세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체납 재산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숨길 수 없도록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하겠다"며 "큰 금액을 납부하고 담보를 제공한 권혁 회장의 납부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번 사례가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체납자들이 강제 징수 전에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