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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청년기본소득 밑그림… 주거·금융·일자리 연계 검토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청년 40명 네 차례 토론 결과 반영
일자리·소득·주거비 부담 집중
현금·지역화폐·서비스 방식 검토
대상·금액은 재정 검토 뒤 확정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8월1일 제주도 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청년정책 제안의 날'에서 청년위원들의 정책 제안에 대한 도정 검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청년 40명이 참여한 연속 토론 결과를 토대로 제주형 청년기본소득의 지원 대상과 금액, 지급 방식, 주거·금융·일자리 정책 연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8월1일 제주도 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청년정책 제안의 날'에서 청년위원들의 정책 제안에 대한 도정 검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청년 40명이 참여한 연속 토론 결과를 토대로 제주형 청년기본소득의 지원 대상과 금액, 지급 방식, 주거·금융·일자리 정책 연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제주형 청년기본소득'이 정책 설계 단계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소득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주거·금융·일자리 정책을 함께 연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8월30일부터 9월15일까지 제주청년센터에서 네 차례 진행한 '제주형 청년기본소득' 토론 결과를 토대로 세부 운영기준 마련에 들어간다.

토론에는 공개모집으로 뽑은 청년 30명과 청년참여기구 소속 10명 등 40명이 참여했다. 전문가 특강과 분임토론, 투표, 과제 평가를 거쳐 제주 청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필요한 지원방식을 논의했다.

청년들이 집중적으로 꼽은 문제는 일자리와 소득, 주거였다.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소득은 안정적이지 않은 데 비해 월세와 보증금 부담이 커 저축이나 미래 준비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정 수준의 소득이 확보되면 취업을 위한 공부와 자격 취득, 진로 전환, 창업·창작 등에 시간을 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소득지원만으로 청년의 자립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일자리와 교육, 교통, 돌봄 등 생활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금성 지원이 실제 도전과 자립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가 주거·금융·일자리 정책을 연결하는 '청년자립패키지'와 청년기본소득의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지급 기간을 놓고는 일회성 지원보다 청년들이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급 시기와 규모를 미리 알 수 있어야 하고 사용처도 개인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반면 지원액을 어느 정도로 정해야 실제 효과가 있는지, 지방재정이 이를 지속해서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원 대상을 전체 청년으로 할지 특정 연령이나 자립 단계에 한정할지, 현금과 지역화폐 가운데 어떤 수단을 사용할지, 현금성 지원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지도 검토 대상으로 남았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제주 청년에게 얼마를 지급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주도는 청년들의 토론 결과를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재정 규모와 제도적 여건을 따져 지원 대상과 금액, 지급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8월1일 제주도 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청년정책 제안의 날'에서 청년위원들과 일자리·주거 등 청년정책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후 청년 40명이 참여한 별도 연속 토론을 거쳐 제주형 청년기본소득의 지원 대상과 금액, 지급 방식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8월1일 제주도 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청년정책 제안의 날'에서 청년위원들과 일자리·주거 등 청년정책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후 청년 40명이 참여한 별도 연속 토론을 거쳐 제주형 청년기본소득의 지원 대상과 금액, 지급 방식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청년기본소득은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내세운 민선 9기 '제주형 기본사회' 구상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 확정한 민선 9기 100대 정책과제에도 제주형 기본사회 구축과 함께 청년기본소득 도입이 포함됐다.

제주형 기본사회는 소득과 노동, 돌봄, 의료, 주거, 교통, 문화 등 생활의 기본 서비스를 보장하는 정책 체계를 목표로 한다. 청년기본소득도 독립적인 현금지원 정책보다는 사회 진입기에 놓인 청년의 생활 안정과 자립을 지원하는 틀 안에서 설계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전국에서는 경기도가 대표적인 청년기본소득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기준 경기도는 일정 거주 요건을 갖춘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연간 최대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제주는 현재 경기도 방식과 같은 연령별 정액 지급 모델을 채택한 상태가 아니다. 청년 당사자 토론에서도 현금과 지역화폐, 서비스 결합 등 여러 방안이 동시에 논의돼 향후 제주형 모델이 어떤 구조로 구체화되는지가 정책의 핵심이다.

제주에서는 기존에도 청년의 정착을 지원하는 현금성 정책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도입한 '탐라청년출발패키지'는 제주로 전입한 19~39세 청년에게 일반형 최대 10만원, 과거 제주 거주 이력이 있는 U턴형에는 최대 20만원을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으로 지급한다.

다만 전입을 장려하는 이 사업과 청년기본소득은 정책 목적과 설계가 다르다. 청년기본소득은 제주에 거주하는 청년의 소득 공백과 자립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를 새로 정하는 단계다.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재원 문제가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지원대상 연령을 어떻게 설정하고 지급액과 주기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예산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제윤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과 바라는 삶을 정책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며 "소득 공백과 초기 자립 부담을 덜고 제주에서 배우고 도전할 기회로 이어지는 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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