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고객 25명 주소 빼돌리고 오물테러…보복대행 일당 실형
"법치주의 무력화…사회적 해악 커"
[파이낸셜뉴스] 돈을 받고 남의 집에 오물을 뿌리고 래커칠을 하는 등 이른바 '보복 대행 테러'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김주석 부장판사)은 이날 오후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보복 대행 일당 총책 정모씨(34)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공범 여모씨(44)와 이모씨(36)에게는 각각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여씨에 대해서는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들은 인터넷 흥신소를 운영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사적 보복 의뢰를 받은 뒤 배달대행업체 시스템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주소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총 25명으로 주소를 전달받은 행동대원들은 피해자들의 주소지에 찾아가 현관문에 인분을 투척하는 등 보복행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큰 불안과 공포를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을 질책했다. 재판부는 "배달 주소는 일상생활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업자에게 맡겨진 것으로 이를 보호하는 것은 고객의 신뢰와 생활의 평온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피고인들은 그 신뢰를 정면으로 배반해 피해자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야 할 주거지를 보복행위의 표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25명에 이르고 4개월 이상 범행이 반복된 데다가 실제 주거지에 인분을 투척하는 등 보복행위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총책 정씨가 이씨와 함께 인터넷 흥신소를 운영하면서 의뢰인 응대를 담당하고, 성명불상자로부터 의뢰를 받은 뒤 여씨에게 전달받은 주소를 다시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 25명 중 17명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받은 점, 주소 전달 외에 실제 보복행위에는 관여하지 않은 점 등을 판결에 참작했다.
법원은 성명 불상자와 보복행위를 공모하거나 행동대원의 행위에 관여하지 않아 방조범에 불과하다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씨가 정씨와 인터넷 흥신소를 운영하면서 총괄 역할을 맡았고, 여씨에게 배달대행업체 아이디를 빌려 주소를 제공하게 하는 등 범행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봤다. 피해자 25명 중 13명과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받아들였다.
법원은 여씨가 개인정보 처리자로서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업무상 지위에 있으면서 다수 고객의 정보를 조회하고 피해자들의 주소를 제공했다고 판시했다. 여씨는 범행 대상자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의민족 외주업체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법원은 그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경제적으로 궁박한 처지에서 제안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점, 제공한 정보가 보복행위에 쓰일 것임을 인식하고 관여한 정황이 명확하지 않은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정씨에게 징역 5년, 여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씨에게는 범행 시기에 따라 징역 6개월과 징역 4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