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지하철 킥보드 반입 막았는데…10건 중 6건은 '열차 안'서 적발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7월 반입 금지 후 현장조치 33건
32건은 개찰구 통과한 뒤 발견
사전 제지는 단 1건…퇴거에 의존
전문가 "지능형 CCTV·과태료 필요"

서울 지하철역에 붙은 대용량 리튬배터리·전동킥보드 반입 금지 안내문. 뉴스1
서울 지하철역에 붙은 대용량 리튬배터리·전동킥보드 반입 금지 안내문. 뉴스1

리튬배터리 및 개인형 이동장치 현장 조치 건수
(2026.7.1.~9.13. 단위 : 건)
구분 조치 건수
열차에서 하차 및 퇴거조치 20
역사밖으로 이동요청 및 퇴거조치 (게이트 진입 후 발견) 12
게이트 진입 및 반입 제지 1
(서울교통공사)

[파이낸셜뉴스] 지하철 내 화재 위험을 막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대용량 리튬배터리와 이를 사용하는 전동킥보드 등의 반입이 금지됐지만 현장 조치된 10건 중 6건은 이미 열차에 탑승한 뒤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기 어려운 지하철 특성상 지능형 폐쇄회로(CC)TV와 과태료 부과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3건 중 32건 개찰구 통과…20건은 열차까지

7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9월 13일까지 리튬배터리 및 PM 반입으로 현장 조치된 사례는 총 3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건은 이미 열차에 탑승한 뒤 발견돼 하차 및 퇴거 조치됐고 12건은 개찰구를 통과해 역사 안으로 들어온 뒤 발견돼 역사 밖으로 이동 조치됐다. 개찰구 진입 단계에서 반입을 사전에 제지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전체 현장 조치의 97%인 32건이 개찰구를 통과한 뒤 이뤄진 셈이다. 특히 10건 중 6건은 금지 물품이 실제 열차 안까지 반입된 뒤에야 적발됐다.

서울교통공사는 리튬배터리 화재 위험을 이유로 지난 7월 1일부터 여객운송약관을 개정해 개인형 이동장치(PM)인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전동휠 등 160와트시(Wh)를 초과하는 리튬배터리로 구동되는 기기의 역사 및 열차 내 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도 반입 사례가 이어지면서 관련 신고와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7월부터 9월 13일까지 공사에 접수된 관련 신고·민원·제보는 총 39건으로 월별로는 △7월 23건 △8월 12건 △9월 4건이다. 이 가운데 고객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전화 15건, 문자 17건 등 총 32건이 집계됐다.

1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준성씨(28)는 "예전과 비교하면 최근 지하철에서 전동킥보드 등을 자주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리튬배터리 화재 위험을 생각하면 열차 안에 반입되는 것 자체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지품 검사 어려워…"CCTV·과태료 필요"

항공기와 달리 지하철에서는 승객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기 어렵다는 점이 사전 차단의 한계로 꼽힌다. 승객이 PM을 가지고 개찰구를 통과하거나 열차에 탑승하더라도 직원이 직접 발견하거나 다른 승객이 신고하지 않는 이상 사전에 제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제도 시행 첫날에도 반입 금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PM을 소지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확인되는 등 홍보와 현장 관리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역사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만큼 환승역이나 이용객이 많은 역사를 중심으로 지능형 CCTV 등을 활용한 사전 적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모든 역사에 별도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지능형 CCTV를 활용하면 반입이 금지된 개인형 이동장치를 보다 효율적으로 감지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퇴거를 넘어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지하철은 하루 운행시간이 길기 때문에 역무원들이 모든 반입 사례를 일일이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적정한 수준의 과태료와 홍보를 통해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규정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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