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대부터 총조립까지… K기술력이 연 '민간 우주시대'
누리호 숨은 주역 'K기업 원팀'
한화, 관제 운용·제작 총괄 맡아
HD현대重, 발사대 시스템 지원
KAI는 조립, 현대로템 설비 구축
성공 토대로 후속사업 영토 확장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5차 발사 성공 뒤에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을 총괄하고 발사 운용 참여를 넓힌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 운용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총조립과 핵심 부품 제작을 맡았다. 이들 기업은 누리호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상업 발사 서비스와 차세대 발사대, 위성 등 우주산업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화, 제작~발사 운용 역할 확대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차 발사에 이어 이번에도 누리호 제작을 총괄하고, 발사관제 장비의 직접 운용까지 맡았다. 국내 약 300개 참여 기업의 제작 일정과 품질을 관리하는 데서 나아가 발사 운용에서도 역할을 넓힌 것이다.
이번 발사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 23명이 발사통제센터 관제 콘솔 22개 중 20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18명이 콘솔을 직접 조작했다. 4차 발사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콘솔을 조작하고 한화 인력이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항우연의 관리·감독 아래 한화 인력이 상당수 장비를 직접 운용했다.
역할 확대의 기반은 누리호 기술이전 계약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항우연과 24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설계·제작·발사 운용 등 전주기 기술을 이전받고, 2032년까지 누리호를 직접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확보했다. 반복 발사 과정에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상업 발사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6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대상인 발사통제센터 콘솔을 거의 전부 운용할 예정이다. 제작 방식도 바뀐다. 6호기부터는 전남 순천에 구축한 6만㎡ 규모의 발사체 제작시설에서 각 단을 조립한 뒤 해상으로 나로우주센터에 옮겨 총조립한다. 자체 생산시설 활용과 발사 운용 확대를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발사대·총조립 기업들 후속사업 확대
HD현대중공업은 발사체를 지상에서 떠받치는 발사대시스템을 책임졌다. 발사대시스템의 설계·제작·구축을 총괄은 물론 발사 전 점검과 테스트, 운용도 지원했다. 특히 4차 발사 당시 화염과 고온에 노출된 발사패드와 발사체 지상고정장치(VHD)를 보수하고 센서와 제어·계측설비를 점검하며 성공적인 발사에 힘을 보탰다.
2020년 완공된 누리호 전용 발사대는 HD현대중공업이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제공급설비, 발사관제설비 등을 독자 기술로 구축했다. 발사대시스템 공정기술 국산화율은 100%다. 지난달에는 항우연의 '차세대발사체 발사대시스템 상세설계 기술용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향후 차세대 발사대 제작·구축 사업 수주와 제2우주센터 개발 참여도 추진할 계획이다.
KAI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탁을 받아 누리호 총조립을 수행했다. 연료탱크와 산화제탱크를 포함한 1단 추진체 제작과 엔진 4기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조립도 맡았다. 한화가 제작 전반을 총괄하고 KAI가 주요 구조물 제작과 조립을 수행하는 분업 체계다. KAI는 발사체 분야 참여와 함께 위성 사업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도 시험 인프라 구축으로 힘을 보탰다. 나로우주센터에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를 구축해 누리호의 추진계통과 연소성능 검증을 뒷받침했다. 현재는 대한항공 등과 35t급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핵심기술을 개발하며 우주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발사의 성공과 실패만큼 중요한 것은 발사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 것"이라며 "반복 발사를 통해 기술과 운용 경험을 축적하고 성공률을 높여가야 상업 발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