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에 '페스트 연구소 직원 사망' 관련 추가 정보 공식 요구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미국이 러시아 이르쿠츠크 페스트방역연구소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에 외교문서를 보내 추가 정보를 공식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러시아 측에 추가 정보 제공을 요청하며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 정부에 보낸 비공개 외교문서를 통해 숨진 여성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와 러시아 측이 실시한 검사 결과 등에 관한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해당 연구소 직원의 사망과 관련해 공개한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요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 측은 정보 부족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염병 위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현재까지 제공한 정보가 "여전히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추가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가 투명하게 더 많은 정보를 전 세계와 공유해 모두가 그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주러시아 미국대사관도 이날 이르쿠츠크주에서 불거진 폐렴형 페스트 발생설과 관련해 공식 보건경보를 내리고 자국민들에게 러시아에서 즉시 출국할 것을 거듭 권고했다.
대사관은 보건경보를 통해 "이르쿠츠크주에서 폐렴형 페스트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로 1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와, 이와 관련해 이르쿠츠크의 병원들에서 격리 조치와 폐쇄가 이뤄졌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계속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국무부의 러시아 여행경보 4단계 '여행 금지'(Do Not Travel)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있는 미국 시민은 즉시 출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 금지'로 유지해 오고 있다.
미 대사관의 보건경보는 러시아 내 미국인들에 전쟁 뿐 아니라 페스트 발생설에 따른 출국 필요성을 재차 상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WHO도 7일 이르쿠츠크 페스트 발생설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추가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러시아 보건당국은 WHO의 확인 요청에 최근 이르쿠츠크주에서 확인된 페스트 확진 사례가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중증 폐렴의 원인과 공중보건 조치를 촉발한 병원체, 원인 불명의 폐렴 증세를 보이는 또 다른 직원이 있다는 언론 보도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며 "상충하는 보도를 규명하고 잠재적 공중보건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신속하고 완전하며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내 페스트 발생설은 지난 2일 이르쿠츠크 페스트방역연구소의 28세 여성 직원이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의 한 병원에서 중증 폐렴 증세로 사망한 뒤 불거졌다.
일부 현지 매체는 이 여성이 지난달 25일 연구소에서 폐렴형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실수로 깨뜨린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29일 셸레호프의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지역 내 일부 의료기관에 격리 조치가 내려졌고, 사망자와 접촉한 약 200명이 건강 관찰 대상이 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정밀검사 결과 사망자의 검체에서 페스트균을 포함해 업무와 관련된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사망 원인은 "원인 불명의 폐렴"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페스트 발생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때 연구소의 또 다른 직원까지 숨져 두 번째 페스트 사망자가 나왔다는 주장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면서 현재까지 페스트 감염 사례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