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 안 갚아서"…나주 60대 부부 살해 50대, 600만 원 인출해 도주
[파이낸셜뉴스] 전남 나주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60대 부부를 끔찍하게 살해하고 현금까지 인출해 달아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돈을 노린 '강도살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7일 살인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전남 무안군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오후 9시 28분부터 오후 11시 57분 사이 나주시 왕곡면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60대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부는 다음 날인 6일 저녁,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과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안방과 거실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부부의 손과 발은 청테이프와 옷가지 등으로 결박된 상태였고, 집 안은 심하게 어지럽혀져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남편에게 현금으로 돈을 빌려줬으나 갚지 않아 이를 받기 위해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그는 "문을 두드렸으나 중문이 잠겨 있어 열려 있던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라며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 역시 피해자의 집 안에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발적 범행'이라는 A씨의 주장과 달리, 범행 전후의 행적은 치밀했다. 범행 전 자전거를 타고 부부의 집을 찾은 A씨는 살해 직후 부부의 현금카드를 훔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600만 원을 인출했다.
이후 도주 과정에서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동 수단을 수차례 바꿨다. A씨는 타고 온 자전거를 피해자 소유의 1t(톤) 화물차에 싣고 현장을 벗어난 뒤, 이를 인근에 버리고 미리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로 갈아타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A씨의 신원과 도주 경로를 특정해 7일 오후 2시 37분경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어 실제 채무 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다만, 돈을 받아내기 위해 범행했다는 진술과 살해 직후 카드를 훔쳐 현금을 인출한 사실 등을 종합해 기존 '살인' 혐의를 '강도살인'으로 변경해 적용할 방침이다. 형법상 강도살인죄는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해지는 중대 범죄다. 경찰은 정확한 채무 액수와 범행 경위를 추가로 조사한 뒤 8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