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부정선거 주장' 트럼프, 중간선거 국제 감시단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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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E 참관단 초청 않기로…2002년 이후 처음 러시아·벨라루스 대열 합류…"신뢰 훼손 위험" 美대외정책 기조 변화 해석도…"거부 선례될것"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0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08.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OSCE 참관단 없이 미국 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20여년 만이다. 민주주의 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이 국제 감시를 거부하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MSNOW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중간선거를 지켜볼 OSCE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매체 질의에 OSCE가 "한정된 자원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선거는 국제 감시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그간의 관례와 충돌한다. OSCE는 2002년 이후 미국의 모든 연방 선거를 참관해왔다. 일부 투표소를 방문하고 선거 관련 보고서를 내는 등의 활동을 하며, 가장 최근인 2022년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에도 참관단을 파견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는데, 정작 행정부는 외부 감시를 거부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소셜미디어(SNS)에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까지 수일이 걸리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에서 투표하는 것은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MSNOW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이 OSCE 참관단을 배제해온 러시아, 벨라루스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법무부가 중간선거에 자체 감시요원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뒤 민주당과 전문가들 사이 선거 개입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나왔다고 짚었다.

[케네소=AP/뉴시스] 2024년 5월21일 미국 조지아주 케네소의 한 투표소에서 예비선거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자신을 아이티 출신이라고 주장한 남성이 조지아주에서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영상이 러시아 영향력 공작 세력이 만든 가짜 영상이라고 밝혔다. 2024.05.21.
[케네소=AP/뉴시스] 2024년 5월21일 미국 조지아주 케네소의 한 투표소에서 예비선거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자신을 아이티 출신이라고 주장한 남성이 조지아주에서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영상이 러시아 영향력 공작 세력이 만든 가짜 영상이라고 밝혔다. 2024.05.21.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뉴햄프셔)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이 "우리 선거를 규정하는 자유, 민주주의, 투명성의 정신에 심각하게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OSCE는 2002년 이후 미국의 모든 중간선거를 참관해왔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관행을 이어가지 않은 것은 미국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선거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는 또 하나의 조치"라고 우려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OSCE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댄 베어는 "선거 참관단을 거부하는 것은 대개 부패하거나 불공정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아는, 약한 처지의 나라들이 하는 일"이라며 "역사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기준을 세워온 미국이 참관단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가 민주주의와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 변화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심규상 텍사스대 댈러스캠퍼스 정치학과 조교수는 "미국이 자발적으로 외부 검증을 받아들이는 행위는 다른 국가에도 동일한 기준을 요구할 수 있게 하고, 다른 국가들이 그 기준을 따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국제적 공공재의 성격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권위주의 정부가 국제 선거 참관을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이를 비판하면 해당 정부는 미국 역시 외부 참관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선례를 제시할 수 있다"며 "국제규범을 위반할 때 부담해야 할 평판 비용을 낮추고, 동일한 규범 준수를 요구할 때의 정치적 설득력을 약화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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