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고 판단하려고요" 논란에 흥행 더하는 영화 '암살자(들)'
(서울=뉴스1) 유채연 이동건 기자
"뉴스에서 얘기하니까 영화는 영화로 보고 이야기하려고 보러 왔죠."
남편과 함께 7일 서울 용산구의 영화관을 찾은 70대 여성 유 모 씨는 "처음에는 관심 없었는데 오히려 (논란이 있으니까) 영화가 어떻길래 그러는 걸까 알고 싶어서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영화를 봐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이) 역설적으로 흥행을 도와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의 CGV 영화관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보기 위해 모인 영화 관람객들은 대체로 '직접 보고 판단하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논란 궁금해 직접 보려고"…'역사 왜곡' 여부엔 의견 엇갈려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당시 수사당국이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탄에 육 여사가 숨졌다고 결론 내린 것과 다른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암살자(들)'는 7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 246만 6991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평일 오전인 이날 영화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오전 10시 15분 상영된 영화 '암살자(들)'는 194석 가운데 33석이 판매됐다. 같은 시간대 용산 CGV에서 가장 많은 좌석이 예매된 영화는 '극장판 치이카와'로 148석이 예매된 상태였다.
'암살자(들)'를 관람하고자 영화관을 찾은 맹 모 씨(50대·남)는 "내용이 궁금해 보러왔다"며 "논란에 대해 알고는 있는데 사람들 생각하기 나름이기도 하니 궁금했다"고 했다.
20대 조 모 씨는 "우리 역사와 관련된 영화라 보고 싶은 영화긴 하다"며 "왜곡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들어봤을 땐 논란이 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화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나왔다.
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러 온 50대 이 모 씨는 "영화가 현실에 기반했더라도 픽션이 가미된 건데, 그러면 모든 영화는 역사 왜곡"이라며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논란을 접하고 재차 영화를 보려고 왔다는 20대 남성 김 모 씨는 "저는 역사적 배경이 없었기 때문에 영화만 보고서 육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가 박정희 정부인 줄 알았다"며 "저처럼 비공식적인 추측이 실제 역사인 줄 오해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를 관람하고 상영관을 나서던 이 모 씨(20대·여)는 "영화 자체가 의문을 던지는 수준을 넘어선 것 같기도 해 정치 진영에 따라 영화를 보고 안 좋게 생각할 순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 개입에 논란 과열된 듯"…과도한 '정치화'에 비판 목소리
최근 영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개입과 배우 유해진 씨 자택 등에서 벌어지는 집회 등에 관해선 대체로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씨는 "영화를 보지 않고 역사왜곡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며 "논란될 부분에서만 논란인 게 아니고 정치권과 지지층이 끼어들어 더 큰 논란을 만들어낸 부분이 없지 않은 듯하다"고 했다.
50대인 이 씨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대한민국에서 마음에 안들면 시위를 할 수 있다"면서도 "(배우에 대한 비난 등은) 인격 모독"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 씨(70대·여)도 "유해진 씨가 출연했다는 이유로 공격받는 건 아닌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객관적으로 팩트냐 이게 아니라 영화는 창작물인데 수용하고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어야 성숙한 사회"라고 했다.
앞서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신자유연대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단체 벨라도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유 씨 자택으로 알려진 단독주택 앞에서 영화 제작진과 배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날(6일) 유 씨 소속사가 신변보호를 요청하면서 경찰은 같은 날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인근 순찰을 강화하는 등 안전조치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