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호, 4-4-2 중원·이강인 활용법 고민해야"…전문가 진단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모레노호가 9~10월 A매치 4경기를 2승1무1패로 마쳤다. 축구 해설위원들은 적극적인 경기 운영과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4-4-2' 중원 운영과 압박, 빌드업의 완성도는 여전히 부족했다고 짚었다. 이강인의 장점을 살릴 전술적 해법을 찾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던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1-4로 완패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전에서는 공격에서 답답함을 보이며 0-0으로 비겼고,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4경기를 모두 마친 뒤 한준희 해설위원은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전 대표팀보다 적극적으로 하려는 의지는 보였다. 내려서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하려는 모습도 있었다"며 "에콰도르전처럼 결과까지 가져온 경기는 분명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환 해설위원도 "이전보다 좀 더 전진하는 축구를 시도하려는 점은 좋았다. 압박하고 앞으로 나가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젊은 선수들도 들어오면서 공격 쪽에서 선택지가 조금씩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결과에서도 의미를 찾았다. 그는 "2승1무1패라는 결과 자체는 나쁘지 않다. 세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것도 긍정적"이라며 "에콰도르전처럼 선제골 이후 경기를 잘 풀어간 모습도 있었다"고 말했다.
2승·3경기 무실점에도…"중원 완성도·압박 개선 필요"
하지만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공통된 문제점이 지적됐다.
한준희 위원은 "4-4-2에서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이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빌드업할 때도 중원에서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패스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볼을 잃었을 때 수비 전환도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전 후반 황인범(포르투)이 투입된 뒤 경기 흐름이 달라진 점을 주목했다.
한 위원은 "황인범이 들어오면서 중원에 한 명이 더 생겼고, 그때부터 경기 운영이 조금 더 안정됐다"며 "4-2-3-1이나 4-3-3처럼 중원에 한 명을 더 둘 수 있는 형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하 위원은 황인범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중원에서 황인범의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문제로 볼 수 있다. 이전 대표팀에서도 황인범의 유무에 따라 중원의 무게감이 달라졌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모습이었다"며 중원 운영의 아쉬움을 지적했다.
압박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환 위원은 "4-4-2에서 전방 네 명이 압박을 하는데 네 명의 움직임과 간격,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며 "한 명이 제대로 압박하지 못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위치까지 무너질 수 있다. 지금은 압박하겠다는 의지는 있는데 조직적인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높은 위치에서 무조건 많이 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서로 움직임과 간격에 대한 조직력이 있어야 하고 어느 순간에 압박 강도를 높일지도 정해져 있어야 한다"며 "4-4-2를 계속 가져간다면 이 부분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하 위원은 경기마다 대표팀의 모습이 달랐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임시 감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4경기를 봤을 때 모레노 감독이 어떤 축구를 만들려고 하는지 아직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장점을 어떤 방식으로 살릴지에 대한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지도했던 팀들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이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4경기를 지켜보면서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느꼈다"며 "특히 우즈베키스탄전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대안 여부를 떠나 정식 감독이 된다면 대표팀을 발전시키고 성적을 내줄 적임자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AT 마드리드서 펄펄 날던 이강인, 대표팀에서는 '무색무취'
이강인 활용법 역시 모레노호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다.
한준희 위원은 "이강인을 측면에만 두면 고립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이강인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중앙에서 공을 더 많이 만질 수 있도록 주변에 한 명을 더 두는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위원도 "이강인을 중앙에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막상 중앙으로 들어갔을 때 이강인을 활용한 전술이 아쉽다"면서 "우즈베키스탄전 막판 이동경에게 부여했던 역할을 이강인에게 주는 방법도 있다. 공격에서는 원톱 아래에서 지원하고, 수비에서는 투톱으로 전방 1차 압박에 나서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모레노호는 4경기를 통해 적극적인 경기 운영과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반면 중원 숫자와 압박의 간격·타이밍, 빌드업의 일관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이강인을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다가오는 11월 A매치는 이번 4연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얼마나 보완했는지 확인할 무대다. 4경기에서 시도한 축구를 하나의 경기 모델로 구체화하고 선수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술적 선택지를 얼마나 넓히느냐가 모레노호의 다음 과제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