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외국인보호시설서 11년간 12명 사망…의료인력 상주 4곳뿐
보호 외국인 진료 규정 있지만 시설내 의료진 배치 관련 법령은 미비
전국 외국인보호시설서 11년간 12명 사망…의료인력 상주 4곳뿐
보호 외국인 진료 규정 있지만 시설내 의료진 배치 관련 법령은 미비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최근 11년간 전국 외국인 보호시설에서 외국인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배치된 시설은 전국 19곳 중 4곳에 불과해 보호 외국인이 적기에 진료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25년 외국인 보호시설에서 사망한 외국인은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화성외국인보호소, 2017년 청주외국인보호소, 2018년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사무소, 2019년 화성외국인보호소, 2020년 청주외국인보호소, 2022년 부산출입국·외국인청, 2023년 수원출입국·외국인청에서 각각 1명이 사망했다.
2024년에는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 사무소와 청주외국인보호소, 청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각각 1명씩 모두 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춘천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1명씩 숨졌다.
올해 들어서는 보호시설 내 외국인이 사망한 사례가 없었다.
2024년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숨진 1명과 지난해 숨진 2명의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사망자들은 폐암, 급성 심부전, 급성 심근경색, 급성 폐렴, 간경화 말기 등 지병이나 중증 질환이 사인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상주 의료 인력을 갖춘 보호시설이 화성·청주 외국인보호소와 여수·울산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등 전국 4곳에 그친다는 점이다.
이들 시설의 의료 인력 정원은 의사와 간호사 각 1명뿐이다.
그마저도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2021년 12월 의무관이 퇴직한 뒤 현재까지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아 5년째 의사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일용직 보건의료인력을 임시로 채용해 주 1회 진료를 하는 실정이다.
현행 외국인보호규칙 제7조의2는 보호 외국인에게 신체적 이상이 발견되면 보호시설 내 의사에게 진료받게 하거나 외부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게 하고, 같은 규칙 제21조도 외국인청장 등은 보호 외국인이 병을 앓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 의사 진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19개 외국인 보호시설에 의료진을 의무로 배치하도록 한 법령은 없는 상황이다.
모든 구금시설에 피구금자의 건강을 진단·증진·유지할 수 있는 보건의료 조치를 마련하도록 권고한 유엔의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넬슨만델라규칙 제25조) 등 국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호 외국인을 지원하는 공익법단체 두루는 현재 보호시설에 의료진 배치가 제한적인 탓에 보호 외국인의 진료 보장 규정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상현 두루 변호사는 "보호 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의료인력을 배치하지 않은 곳에서 오히려 사망이 발생하고 있다"며 "응급 상황 등에 대처하려면 시설 내에 상주하는 의료 인력이 더 많이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보호 정원 규모가 가장 큰 4곳에 의료진을 배치하고 있으며, 나머지 출입국·외국인청이나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보호 기간이 10일 안팎으로 짧은 데다 시설 규모도 작아 의료진을 배치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협력 의료기관 등을 통해 통증을 호소하는 보호 외국인의 진료를 맡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8월 외국인 보호시설에서 외국인의 외부 진료를 실시한 건수는 834건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 외국인이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신병을 인계받은 뒤 사망해 대처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갑자기 통증을 호소해 대처가 늦은 경우도 있다"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시설 내부에서 진료받게 하거나 협력 병원에 진료를 맡겨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규 의원은 "매년 한국에 더 많은 외국인이 입국하고 있고, 그만큼 여러 이유로 강제퇴거돼 외국인 보호시설에 보호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며 "적어도 보호시설 내에서 외국인이 목숨을 잃는 일은 없도록 의료 인력 배치 시설을 늘리는 등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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