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사 만나러 왔어요"...요코하마서 뛴 K바이오텍
2만명 넘게 찾은 바이오재팬
국내 중소 바이오텍도 파트너링 분주
기술·임상 경험 앞세워 일본·글로벌 시장 공략
【요코하마(일본)=정상희 기자】 "지난해 바이오 재팬에서 얻은 성과에 만족해 올해도 참가했다." 8일 아시아 최대 바이오·제약 행사 '바이오재팬 2026'이 열린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전시장은 단순히 기술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다음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뛰는 '영업 현장'에 가까웠다. 2만명이 넘는 참관객이 몰린 전시장 곳곳에서 중소 바이오텍들은 각자의 기술과 임상 경험을 무기로 해외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바이오재팬이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실제 기술이전과 공동사업의 기회를 만드는 자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순환종양세포(CTC) 기반 정밀의료 전문기업 싸이토젠은 올해까지 바이오재팬에 3년 연속 참가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년 현지를 찾아 파트너링 기회를 넓히고 있다. CTC는 혈액 속에 존재하는 암세포다. 싸이토젠은 혈액에서 CTC를 분리·분석해 암의 특성을 파악하고 치료 방향을 찾는 정밀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박세형 싸이토젠 진단사업부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한국보다 순환암세포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이라며 "일본 시장에서 신생 기업인 만큼 비급여 프리미엄 서비스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바이오재팬 참가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진 점도 올해 다시 바이오재팬을 찾은 배경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에는 '몬스터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국립암센터(NCCH) 동부병원과 파트너링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CTC 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싸이토젠은 CTC와 함께 혈소판풍부혈장(PRP) 자동 분리·추출 시스템, 산전검사 등 세 가지 사업을 일본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PRP는 혈액에서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을 분리해 재생의료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싸이토젠은 PRP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난임·생식의료 분야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산전검사 역시 혈액을 활용한 비침습적 검사 분야로, 회사는 CTC를 중심으로 진단·의료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우리가 기존에 잘해온 CTC뿐 아니라 PRP와 산전검사까지 세 축을 모두 일본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혁신신약 개발기업 매드팩토는 차세대 파이프라인 'MP010'을 앞세워 글로벌 파트너링에 나섰다. 매드팩토는 이번 바이오재팬에서 MP010과 관련해 사전에 20여건의 미팅을 예약했다. 행사 기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연이어 만나 파이프라인을 소개하고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등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에 방문한 기업을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기술을 설명하기보다 관심 기업과 사전 미팅을 잡고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바이젠셀도 글로벌 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바이젠셀은 국내 최초 첨단재생의료 치료 개시 등 임상과 사업화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앞세워 이번 바이오재팬에서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알렸다. 첨단재생의료는 세포·유전자치료 등 기존 의약품과 다른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분야다. 임상시험뿐 아니라 실제 치료 과정에서의 규제 대응과 사업화 경험 역시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바이젠셀은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파트너링을 진행하며 국내에서 축적한 임상 및 사업화 경험을 해외 협력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재팬 2026 현장에서는 전시장 통로를 오가는 관계자들 사이로 다음 미팅 장소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각 부스 안쪽에서는 기업 관계자들이 자료와 화면을 놓고 기술과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참가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중소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들에게는 현지 기업과 병원, 연구기관 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 "행사가 열리는 시간뿐 아니라 저녁 늦게까지 행사장 인근에서 여러 미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