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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美 정부관리, 러 페스트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前 美 군축특사 "흑사병보다 위험한 항생제 내성 변종 바이오 무기 가능성"
러 당국 "단순 폐렴" 해명에도 美 및 전문가 그룹, "투명한 조사" 강력 촉구

러시아 극동 이르쿠츠크에 위치한 이르쿠츠크 시베리아 및 극동 페스트 방역 연구소.AP연합뉴스
러시아 극동 이르쿠츠크에 위치한 이르쿠츠크 시베리아 및 극동 페스트 방역 연구소.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주요 감염병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20대 연구원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전직 미국 고위 관료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변종 페스트(흑사병)' 등 비공개 생화학 무기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채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군축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낸 마셜 빌링슬리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페스트가 아닐 수 있다. 훨씬 더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과거 옛 소련 시절 개발된 흑사병을 포함한 비공개 생화학 무기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빌링슬리 전 특사는 1990년대 미 상원 외교위원회 근무 당시 소련 생물무기 프로그램의 2인자였던 켄 알리베크의 증언을 인용했다. 본명이 카나트얀 알리베코프인 알리베크는 1992년 미국으로 망명한 인물로, 당시 소련이 항생제에 저항성을 갖도록 유전자 조작된 페스트 균과 두 가지 이상의 병원체를 결합한 '유전자 재조합 병원체'를 개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특히 알리베크는 최근 연구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르쿠츠크 시베리아·극동 페스트 방역 연구소'를 생물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핵심 거점 중 하나로 지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사망한 연구원은 해당 연구소 소속의 28세 여성으로, 최근 원인 불명의 폐렴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다.

이르쿠츠크 연구소는 1934년 설립되어 페스트와 콜레라, 탄저균 등 고위험 감염병을 연구해온 기관이다. 이번 의문사 사건을 계기로 냉전 시절부터 이어져 온 러시아의 비밀 생물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과 경계심이 다시금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연구원의 시신에서 연구소 관련 병원균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페스트 감염 역시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사망자의 접촉자들에게서 페스트 등 고위험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접촉자 약 60%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2건과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 2건만 확인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제 생물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발표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케빈 에스벨트 교수는 "유전자 분석 기술을 사용하면 원인 병원체를 신속하게 특정할 수 있다. 건강한 28세 성인이 병원체 미상으로 사망했다는 점, 그리고 러시아가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는 여전히 공격적인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며 생물무기금지협약(BWC)을 위반하고 있다"면서도 "이르쿠츠크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추측은 자제하겠지만, 러시아 당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국경을 넘어 순식간에 확산될 위험이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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