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담긴 '소르르·포개포개'…한글, 일상 산업으로 영역 넓힌다
알로소 '소파기분어 컬렉션' 광화문광장서 공개
아티스트 7인, 우리말 기분어를 소파로 재탄생
[파이낸셜뉴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한글을 가구와 식음료, 디지털 서비스 등 일상 속 상품과 콘텐츠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한글의 조형성과 우리말 특유의 표현을 브랜드와 제품에 접목하면서 한글을 문화적 자산을 넘어 산업 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시도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퍼시스그룹의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 알로소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6 한글문화산업전'에 참여해 우리말의 감정과 움직임을 가구 디자인으로 풀어낸 '소파기분어' 컬렉션을 공개했다.
올해는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해 '가갸날'을 정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당시 가갸날은 이후 한글날로 이름이 바뀌었고 현재의 10월 9일로 날짜가 정착했다.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박두성이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세상에 알린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를 기념해 오는 17일까지 '내 곁에 한글'을 주제로 '2026 한글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문화산업전도 이 가운데 하나로, 한글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상품과 콘텐츠를 전시·판매하고 한글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알로소의 소파기분어 컬렉션 역시 한글을 생활제품으로 확장한 사례다. 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 기획한 이번 컬렉션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우리말을 앉고, 기대고, 쉬는 소파 위에서 느끼는 감정과 움직임에 연결해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출발점은 조선 시대 시조집 '청구영언'이다. 옛사람들이 노랫말에 담아낸 희로애락을 현대인이 소파 위에서 보내는 시간과 연결하고 이를 가구와 공예, 그래픽, 텍스타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 공예가 등 작가 7명이 작업에 참여했다. 작가들은 '소르르', '흥얼흥얼', '포개포개'처럼 소파 위에서 느끼는 기분과 움직임을 나타낸 우리말을 하나씩 선정해 자수와 프린팅, 섬유 공예 등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방효빈 작가의 'ㅎㅎㅎ소파'는 한글 자음 'ㅎ'에서 웃는 얼굴의 이미지를 찾아 금속 고리로 구현했다. 조민열 작가의 '포개포개 소파'는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에 맞춰 데님 섬유를 겹겹이 쌓아 한글 점자의 여섯 점 체계를 표현했다. 윤형택 작가의 '되돼됬됐 소파'는 스마트폰 오타에서 출발해 '애썼어, 됐어, 충분해'라는 다독임의 메시지를 담았다.
알로소 관계자는 "한글이 지닌 섬세한 기분의 언어를 소파라는 일상의 가구로 확장하고 각자의 감정과 순간을 우리말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글을 일상적인 서비스와 브랜드 경험에 접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네이버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오는 18일까지 '모두의 한글'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난 100년의 한글 기록과 다양한 직업군이 사용하는 한글을 소개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도 이달 말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일부 브랜드 표현에 한글을 적용하는 고객 참여형 캠페인을 진행한다.
[email protected] 김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