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현대건설, 네덜란드 대형원전 2기 기본설계 맡는다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웨스팅하우스와 FEED 1 계약
AP1000 현지 적용 검토
佛 EDF와 2파전, 공급사 선정은 별도 입찰로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네덜란드 서플라이어 심포지엄.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네덜란드 서플라이어 심포지엄. 사진=현대건설 제공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가 새로 짓는 대형원전 2기의 밑그림 작업에 현대건설이 합류한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파트너 자격으로 AP1000 노형을 현지에 적용하기 위한 1단계 기본설계(FEED 1)를 맡는다. 부지가 확정되기 전에 현지 법령과 인허가 요건, 기술 기준부터 따져보는 사전 검증 성격이다.

8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 웨스팅하우스와 네덜란드 신규 대형원전 건설 사업의 FEED 1 계약을 맺었다. 네덜란드 원자력기구(NEO NL)가 웨스팅하우스에 발주한 FEED 1에 현대건설이 파트너로 들어가는 구조다. FEED 1은 공사 범위와 일정, 설계 조건, 기술적 타당성을 사업 초기에 검토해 구체화하는 단계다. AP1000은 웨스팅하우스가 개발한 약 1100MWe급 3세대 가압경수로다.

현대건설의 몫은 후보 부지에 대한 기술 검토와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 수행 전략 마련이다. 사업 일정과 현지 법령, 인허가 요건, 기술 기준은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 주요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 현지화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이 단계에서 짠다.

이번 설계는 수주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세계원자력뉴스(WNN) 등 외신에 따르면 NEO NL은 지난 8월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전력공사(EDF) 두 곳에 FEED 1을 나란히 맡겼다. 공급사는 이후 별도 입찰을 거쳐 정한다. 앞서 타당성조사에 참여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3월 2차 조사에 불참하며 경쟁에서 빠졌다. FEED 1은 부지와 무관하게 진행하는 1a와 부지 결정 이후 착수하는 1b로 나뉘고, 기간은 12∼18개월로 예상된다. 네덜란드는 1000∼1650MWe급 2기를 2035년께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원전이 있는 보르셀러가 2022년 12월 선호 부지로 꼽혔고 마스블락터, 테르뇌전, 에임스하번도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후보 부지를 놓고 기술·환경 측면의 검토를 벌이고 있다. 최종 기술 후보에 오른 웨스팅하우스는 부지 특성과 인허가 조건을 담은 후속 설계를 현대건설과 진행해 사업 실행계획과 공사 수행 방안을 다듬을 예정이다.

발주처인 NEO NL은 네덜란드 정부가 신규 원전 도입 정책을 추진하려고 세운 국영기관이다. 원전 사업 개발과 인허가, 향후 운영 체계 구축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전력 수급 안정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규 원전 도입을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현대건설은 계약 이전부터 현지 접점을 넓혀 왔다. 지난 6월 웨스팅하우스와 '네덜란드 서플라이어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해 현지 정부와 산업계, 원전 관련 기업들을 만났고 협력 네트워크와 공급망 기반을 다졌다. 세계 각지 원전 프로젝트에서 손발을 맞춰 온 두 회사는 이번 FEED에서도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합쳐 후속 단계 참여를 위한 협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럽 내 다른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설계 계약, 슬로베니아 신규 원전 프로젝트 기술타당성조사(TFS),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사전업무착수계약(EWA)을 잇따라 확보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FEED 1 참여를 통해 네덜란드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에 기여하고, 향후 후속 단계에서도 경쟁력 있는 사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형원전 분야에서 축적한 설계·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완성도를 높이고 유럽 원전 시장 내 신규 사업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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