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짓궂은 장난에 '악!'…유방암 조기 발견해 목숨 건진 60대 男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친구들과의 단순한 장난이 치명적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목숨을 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유두 꼬집은 친구... 통증 오래 가 병원 가보니 '지우개 만한 멍울'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로버트 플레그하트(62)는 5년 전 친구들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한 친구가 장난으로 그의 유두를 세게 비틀어 꼬집는 이른바 '퍼플 너플(Purple Nurple)' 장난을 쳤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장난이었지만, 통증은 여행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가라앉지 않고 날카롭게 이어졌다. 이상을 느낀 플레그하트는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은 그의 가슴에서 지우개 크기만 한 멍울을 발견했다.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 검사 결과, 해당 멍울은 림프절까지 전이된 '유방암'으로 진단됐다. 진단 당시 그는 "남자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 줄 알았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 병원 대기실에서도 남성 환자가 드문 탓에 의료진이 그를 '미시즈(Mrs.) 플레그하트'로 잘못 호명하고, 탈의 중인 여성 환자들을 배려해 "남성이 지나갑니다"라고 안내하는 등 낯선 상황을 겪기도 했다.
플레그하트는 양측 유방 절제술 대신 2022년 1월 종양 부위만 떼어내는 유방 보존 절제술을 받았다. 종양이 거미줄 형태가 아닌 단일 덩어리 형태로 깨끗하게 제거됐으나, 림프절 전이를 고려해 한 달간의 방사선 치료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호르몬 치료제 타목시펜을 복용했다. 이 과정에서 안면홍조, 야간 발한 등 갱년기 유사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플레그하트는 "남성 유방암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퍼지는 경우가 많다"며 "친구의 짓궂은 꼬집기가 아니었다면 종양을 발견하지 못해 암이 전신으로 퍼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친구들에게는 '여행 중 장난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며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 역시 여성과 마찬가지로 젖샘과 유관 조직을 일부 가지고 태어난다. 사춘기 이후 여성처럼 발달하지는 않지만 유두 아래에 유관 조직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호르몬 불균형이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암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남성은 유방 지방 조직이 얇아 종양 크기가 작더라도 피부나 흉벽 근육, 겨드랑이 림프절로 빠르게 침윤·전이될 위험이 크다.
미국 국립유방암재단(NBCF) 등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은 인구 10만 명당 1명 안팎으로 발병률 자체는 여성에 비해 매우 낮다. 그러나 남성은 가슴에 멍울이 만져져도 암일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 때문에 여성에 비해 사망률이 약 19%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남성 유방암의 주요 위험 인자로는 고령, 유전적 돌연변이, 가족력, 과거 방사선 노출 이력, 호르몬 치료 병력, 비만, 고환 관련 질환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남성 역시 유두 주변에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거나 피부 함몰, 통증, 분비물 등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