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상속·고령농·임대차 등은 농지 처분서 제외…특례 2~3년 검토"(종합)
(세종=뉴스1) 이정현 김우진 기자 =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되는 상속·고령농·임대차 등 5개 유형의 경미·관행적인 농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합법적으로 농지를 이용할 수 있게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처분 제외 대상은 △상속 농지 △고령농의 관행적 임대차 농지 △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맹지 등 영농이 곤란한 농지 △농업용 창고 등 미허가 시설 등으로 구체화한다. 특례기간은 2~3년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허위 영농계획서를 이용한 농지 취득 후 방치·임대나 농지 지분 투기, 농업법인을 이용한 쪼개팔기 등 고의성이 뚜렷한 투기 행위는 처분 대상에 포함해 엄격히 관리한다.
송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를 발표하며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일반적인 농지법 위반 사례는 처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농지조사 이후 일정 기간 처분을 유예한 뒤 다시 처분 절차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현장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다.
송 장관은 "처분을 유예한다고 표현하면 특별조치법으로 일정 기간 유예한 다음 처분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다"며 "확실히 하는 것은 이번 조사 결과로 처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아직 농지법 개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조법을 통해 처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하고, 그다음 농지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사항을 적법한 상태로 바꾸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치유하고 현실과 맞지 않는 위법 사항은 제도에 반영해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속·고령농·중종·사찰 등 관행 위반 사례 "처분 안 해"…양성화 전환
농식품부는 상속·고령농·관행적 임대차 등 5개 유형의 처분 제외 대상에 대해서는 농지법 위반 사실 자체를 방치한다기보다, 특례기간 안에 소유·임대차 관계를 정비하거나 필요한 절차를 밟아 적법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송 장관은 "처분은 안 하지만 법률적으로 위반된 상태를 불안한 상태로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며 "원하는 경우 스스로 적법한 상태로 바꿀 수 있도록 특례기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례기간은 현재 2~3년을 검토하고 있다. 농지 전수조사가 내년에 마무리되더라도 특례기간은 별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잡고 있는 윤곽은 2~3년"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더 듣겠지만 이 시간 안에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례기간이 끝난 뒤 농지 관리 체계는 기존처럼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운영하되 농식품부가 총괄적인 관리·조정 역할을 맡는다. 이번 전수조사로 구축되는 농지 정보를 활용해 기존 농지이용실태조사를 보다 촘촘하게 실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투기 사례는 '처분'…"투기와 일반적 관행에 따른 법 위반은 구분"
다만 농지 투기로 판단되는 행위는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 농식품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방치·임대한 경우 △경매 등을 통해 농지 지분을 취득하고 가격 상승을 노린 경우 △농업법인을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 영농이 아닌 쪼개팔기 등을 한 경우 등을 대표적인 투기 유형으로 제시했다.
송 장관은 "투기와 현장의 일반적인 관행에 따른 법 위반은 구분한다"며 "조사를 해서 정보를 구축하고, 투기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처분이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후속 조치가 농지 전수조사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송 장관은 "심층 조사는 다 한다"며 "농지 제도 개선을 하려면 농지 정보가 흩어져 있고 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농지은행 활용 방안도 보완한다. 당초 위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지로 농지은행 위탁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관행적 위반까지 처분하지 않기로 하면서 농지은행 위탁을 의무적으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신 원하는 농업인이 농지를 농지은행에 맡길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경미한 사항에 대해서는 농지은행에 맡길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며 "다만 농지은행이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그 부분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농지은행과 농지 맞춤형 지원사업 예산도 확대한다. 송 장관은 "맞춤형 지원사업 예산은 내년도 정부안에서 25% 정도 증액해 제출한 상태"라며 "농지연금 예산도 그동안 수준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30년간 현실 동떨어진 농지제도 손질…농지법 개정안 내년 초 정비
이번 조치는 농지 전수조사를 계기로 30년간 현실과 괴리가 커진 농지 제도 자체를 손질하겠다는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농식품부는 농지법 개정안을 내년 초 본격 논의하는 한편, 올해 안에는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제도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송 장관은 "농지법은 30년 전에 만들어진 묵은 제도"라며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차를 활성화하면서 임차농의 권리를 보호하고, 농지를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농업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전수조사의 목적에 대해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시작한 조사"라며 "묵어 있는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한 분 한 분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에게 받은 농지가 고향과 나를 이어주는 끈일 수 있고, 고령으로 은퇴하는 분에게는 자산이자 삶의 터전일 수 있다"며 "현장에 가면 섬세한 경우가 있을 것인 만큼 한 분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