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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한계까지 늘렸다"…현대차, '디 올 뉴 투싼' 기술력 공개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아트 오브 스틸' 디자인, 고난도 성형 기술로 양산차에 구현
하이브리드 출력·연비 동시 개선…복합연비 17.4km/L
차체 키워 2열·트렁크 넉넉하게…패밀리 SUV 강화
현대차 최초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 등 안전 보강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투싼이 7일 경기 고양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 전시돼 있다. 사진= 김동찬 기자.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투싼이 7일 경기 고양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 전시돼 있다. 사진=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양(경기)=김동찬 기자】"평소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철판도 높은 성형 압력에서는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유동적인 물성을 띤다."
7일 경기 고양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평평한 철판이 금형에 눌려 차체 패널로 바뀌는 영상이 무대 스크린에 흐르자 권용욱 현대성형개발1팀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신형 투싼의 차체가 철판의 이같은 성질을 인장 한계치 직전까지 끌어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디 올 뉴 투싼 테크·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열고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의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디자이너와 성형 엔지니어, 파워트레인·안전 연구원 등 6개 분야 담당자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개발 과정을 풀어놨다. 투싼은 2004년 첫 출시 후 지난해 현대차그룹 SUV 최초로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겼다.

이날 최상인 MLV프로젝트1팀 책임연구원은 지난 22년간의 투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먼저 소개했다. 고객들이 연비와 운전의 즐거움, SUV의 견고함, 일상의 편리함을 두루 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맞춰 디 올 뉴 투싼은 모든 면에서 타협 없는 '완성도 높은 준중형 SUV'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아트 오브 스틸' 양산 위해 철판 인장 한계까지 밀어붙여
이날 가장 많은 발표자가 나선 분야는 차체 성형 기술이었다. 성형 엔지니어 세 명이 번갈아 무대에 올랐다.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을 바탕으로 한 대담한 외관을 양산차로 옮기는 과정이 그만큼 까다로웠다는 의미다. 최태욱 현대외장디자인1팀 책임연구원은 "스틸 고유의 강인함과 팽팽한 긴장감을 실제 차량 조형으로 표현하고자 철판의 인장 한계치까지 볼륨과 엣지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난도가 높았던 부위는 차체 측면 외판인 사이드 아우터다. 리어 펜더 볼륨을 키우면서 성형 각도는 기존 39.5도에서 26.5도로 약 13도 가팔라졌고, 성형 깊이는 40mm에서 71mm로 약 31mm 깊어졌다. 홍규선 현대성형개발1팀 책임매니저는 "크랙과 주름이라는 상반된 문제가 동일 부위에 발생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현대차는 '다방향 인장 제어' 기술로 주름을 잡았다. 리어 쿼터 글라스와 뒷문 개구부 자리처럼 나중에 잘라낼 철판을 미리 오목하게 눌러, 주변 철판이 여러 방향으로 당겨지게 하는 방식이다. 균열은 형상을 단계적으로 만드는 '다단 성형' 공법으로 억제했다.

후드도 마찬가지다. 프런트 펜더 측면까지 덮는 익스텐디드 클램쉘 타입으로 바뀌면서 길이는 15%, 양쪽 볼륨은 50% 커졌다. 파팅라인이 상부에서 측면으로 옮겨지고 A필러 주변까지 후드에 포함되면서 성형 난도가 사이드 아우터와 맞먹게 됐다. 현대차는 잘라낼 여유 철판을 볼록하게 성형하는 '포지 형상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굴곡이 생기기 쉬운 부위가 금형에 닿는 시점을 늦춰 표면 굴곡을 줄이는 기술이다. 카울부 측면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형상이라 가장자리를 접는 헤밍 공정이 까다로웠다. 이 공정에는 압력을 스킨면 방향으로 전달하는 '유닛 캠' 구조를 넣었다.

이 과정에서 사이드 아우터는 다른 차종보다 약 3배 이상, 후드는 약 5배 이상 많은 성형 해석을 거쳤다. 권 매니저는 "해외 경쟁사 중 상당수는 총 5번의 프레스로 성형하는 5공정을 채택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공정 구성과 금형 기술 최적화를 통해 동등한 품질의 차체 외장 패널을 4공정만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245PS…차체 키우고 강성·안전 보강
1.6 터보 가솔린 모델은 터보차저 용량을 키워 최고출력을 기존보다 13PS 높은 193PS로 올렸다. 변속기는 7단 DCT 대신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시스템 최고출력을 10PS 높은 245PS로 끌어올렸다. 엔진과 벨트로 연결되던 P0 모터 대신 엔진에 직결된 P1 모터와 P2 구동모터를 쓰는 구조다. 복합연비는 기존보다 1.2km/L 개선된 17.4km/L(17인치 휠, 2WD 기준)다.

하이브리드에는 연비를 높이는 기능도 들어갔다. ABS 작동 직전까지 회생제동을 이어가는 회생제동 영역 확대 제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시점을 알려주는 관성 주행 안내가 대표적이다. 정차 중 엔진을 켜지 않고 공조·전장 기능을 쓰는 스테이 모드도 적용됐다. 공기저항계수(Cd)는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두 0.33에서 0.30으로 낮아졌다. 액티브 에어 플랩에 실링재를 더하고 리어 스포일러와 17인치 휠 형상을 다듬은 결과다.

차체는 전장 60mm, 전폭 40mm, 전고 20mm, 휠베이스 30mm씩 커졌다.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은 각각 14mm, 29mm 늘었다. 트렁크는 가솔린이 622리터에서 645리터로, 하이브리드가 610리터에서 639리터로 커졌다. 2열 도어는 와이드 오픈 힌지를 적용해 개방 각도를 73도에서 83도로 넓혔다. 정숙성을 위해 1열 측면 차음 유리 두께를 1mm 늘린 5mm로 키우고 차음 유리를 2열까지 확대했다. 변속기 마운트에는 현대차 최초로 듀얼 스토퍼 구조를 적용했다.

안전 분야에서는 1GPa급 이상 핫스탬핑·초고장력강판 적용을 늘려 차체 내 초고장력강판 비율을 기존 55.2%에서 58%로 높였다. 차체 평균 인장강도는 9.7% 향상된 726MPa다. 비틀림 강성과 굽힘 강성은 각각 20.7%, 34.5% 높아졌다.

충돌로 주 전원이 끊겨도 별도 전원으로 도어 잠금을 풀 수 있는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는 현대차 최초로 들어갔다. 1열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새로 더한 9개 에어백과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전자식 변속 레버 P단 긴급제동도 기본 적용된다.
현대차는 9일부터 25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일반 고객 대상 기술 전시를 운영한다. 4·5세대 투싼의 후드와 사이드 아우터 패널 등 실제 차체 부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투싼은 고객들이 투싼에 기대하는 실용성과 효율성을 계승하면서 디자인과 주행 성능, 공간, 안전, 디지털 경험 등 차량 전반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 모델"이라며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투싼이 전 세계 고객의 다양한 일상과 함께하는 대표 패밀리 SUV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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