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상업·업무용지에 공공주택 공급한다...국토부, 개정안 행정예고
토지임대부·지분적립형·이익공유형 주택 예외대상으로 신설 자족기능 축소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부가 준공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공공주택지구의 비주택용지에 토지임대부·지분적립형·이익공유형 공공분양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신설한다. 현행 규정상 준공일로부터 5년간은 준공 당시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을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에 예외를 둬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8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이 지난 1일 행정예고됐다. 예고 기간은 오는 20일까지다.
개정안의 핵심은 계획 변경이 가능한 예외 대상을 넓힌 것이다. 지금은 비주택용지에 공공임대주택이나 학교 등 공공성을 띤 건물을 지을 때만 계획을 바꿀 수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토지임대부·지분적립형·이익공유형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비교적 가격이 낮으면서도 공공성을 띤 주택을 공급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이다.
공공주택지구는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전체 주택 중 공공주택 비중이 50% 이상인 곳이다. 지구에는 주택용지뿐만 아니라 상업용지와 주상복합용지 등 다양한 용지가 들어서며, 준공 후에도 첫 5년은 처음 계획된 용도대로 부지를 써야 한다.
이번 개정은 8·13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시 건의에서 출발했다. 지난 7월 공공주택 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서울시가 규제완화를 제안하면서 지침 개정이 추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이유에 대해 "지역수요가 반영된 주택 공급에는 한계가 있어 지구단위계획 변경의 결정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비주택용지에 공급하려는 경우에도 이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2029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된다.
민간분양이 대상에서 빠진 것은 용도변경의 이익이 특정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특혜 논란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용도변경을 거친 공공부지에서 민간분양이 이뤄지면 개인이 시세차익으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족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주택용지 가운데 자족용지는 기업 입주와 일자리 유치 등 도시의 자립성을 높이기 위해 남겨둔 부지다. 연구·문화·공업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으며, 다른 도시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자리에 주택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들어설 공간이 줄어 베드타운화가 빨라질 수 있다. 주택이 늘어나는 만큼 학교 등 인프라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공급에 속도가 붙을지도 미지수다. 지구단위계획 변경 권한이 지자체에 있어, 지자체가 계획 변경에 나서지 않으면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자체별 주택 수요에 따라 변경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 맞물릴지는 불투명하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