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이식, '생착률'이 다가 아니다 [김진오의 탈모탈출]
[파이낸셜뉴스] 모발 이식을 앞둔 환자들은 '생착률'에 관심을 가진다. 이식한 모발이 얼마나 살아남는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모발 이식의 성패는 생착률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앞머리를 올려도 이마 양옆이 덜 비어 보였으면 좋겠다', '사진을 찍을 때 정수리부터 확인하는 일이 줄었으면 좋겠다' 등의 이유로 모발 이식을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병원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이런 바람은 잊고 몇 모를 심는지, 생착률은 몇 퍼센트인지 관심이 옮겨간다.
당연한 일이다. 병원마다 잘한다고 하고, 전후 사진도 좋아 보인다. 그 사이에서 95%나 98%라는 숫자는 비교할 수 있는 근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생착률은 환자가 기대하는 결과의 일부일 뿐이다. 이식한 모낭이 살아남아 머리카락을 만들어 내는 비율이지, 원하는 모습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는 아니다. 잘 자랐다는 것이 꼭 잘 됐다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넓게 비어 있는 정수리에 모낭을 골고루 나누어 심었다고 하자. 생착률이 좋아 이식한 모낭 대부분에서 머리카락이 자랐더라도 두피가 여전히 비쳐 보일 수 있다. 모발이 가늘거나 심어야 할 면적이 넓으면 그렇다. 앞머리의 경우에는 심은 만큼 잘 자랐다고 해도 방향이 어색하거나 헤어라인이 지나치게 반듯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환자와 의사는 이 차이를 모발이식 전에 충분히 이야기해야 한다. 같은 수의 모낭을 같은 비율로 살려도 배치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높은 생착률을 바탕으로 어디까지 채울 수 있는지, 앞머리와 정수리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지, 머리를 올리고 다닐지 내리고 다닐지도 수술 계획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생착률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모발이식에 쓸 수 있는 모낭은 한정돼 있다. 모낭을 '만드는' 수술이 아니라 '옮기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한 번 채취한 모낭을 잃으면 그만큼 다음 선택의 여지가 줄어든다. 어렵게 얻은 모낭 하나를 온전히 살리는 일은 수술의 기본이다.
환자 입장에서도 모발 이식 후 일정 기간 동안은 모발이 잘 자라는지 체크하며 수술의 결과를 가늠할 수밖에 없다. 수술 후 이식한 머리카락이 몇 주 뒤 빠졌다가 다시 자란다는 설명을 들었어도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모낭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모발만 빠지는 과정과 생착 실패는 다르지만, 거울에는 머리카락이 줄어든 모습으로 보인다. 의학적으로 예상한 경과가 환자에게도 저절로 편안한 경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생착률이 걱정된다면 지금은 성장 주기상 기다릴 시기인지, 회복에 문제가 생겨 확인해야 할 시기인지 구분해 줘야 한다. 모발이 서서히 자라는 몇 달 동안은 매일의 인상보다 일정한 조건에서 남긴 기록이 도움이 된다. 하루하루 거울로 확인하는 사람과 몇 달 간격으로 사진을 비교하는 의사는 같은 머리를 보고도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다만 모든 모발이 다시 자라나는 기간, 즉 충분한 기간이 지난 후에는 생착률만으로 이야기를 끝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면서, 처음 원했던 모습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함께 보아야 한다. 성장이 부족한 것인지, 처음부터 가능한 밀도를 지나치게 높게 기대한 것인지에 따라 다음 판단도 달라진다.
수술 전 사진 옆에 수술 후 사진을 놓았을 때, 머리카락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데도 환자는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그곳이 처음부터 가장 바꾸고 싶었던 부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래도 생착률은 높습니다"라는 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김진오 뉴헤어모발성형외과 대표원장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