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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담합 심의 착수에 SK에너지, 가격구조·내부통제 개편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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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사전확정·사후정산 폐지 추진…경쟁사 접촉 통제 강화

연 1회 자체조사·외부검증…"심의 과정서 사실관계 소명"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 등유, 경유 담합 사건의 심의 절차 개시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 등유, 경유 담합 사건의 심의 절차 개시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SK에너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석유제품 가격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에 맞춰 가격체계와 거래관행을 개선하고 공정거래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주 단위 공급가격 사전 확정·고지와 사후정산 폐지를 추진하고 경쟁사와의 업무상 접촉에 대한 사전승인·사후보고 절차도 강화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회사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8일 SK에너지는 △석유시장 가격체계 투명성 및 거래관행 개선 △공정거래 및 내부통제 체계 강화 △석유 유통고객과의 상생협력 강화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역할 지속 등 4대 방안을 담은 '석유시장 가격구조 개편 및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마련했다.

이번 조치는 공정위 사무처가 전날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양사에 송부하면서 심의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나왔다.

공정위 심사관은 두 회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2026년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의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정책 등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했다고 판단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에는 판매가격인 입금가를 담합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가 파악한 관련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이다.

다만 이는 공정위 사무처 심사관의 판단으로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심사보고서는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으며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이 결정된다. SK에너지 등 피심인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SK에너지는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회사 입장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가격체계 개편은 지난 6월 발표한 정책을 기반으로 추진한다. SK에너지는 당시 주 단위로 공급가격을 사전에 확정해 고지하고 거래 이후 가격을 다시 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을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그동안 거래처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우선 '입금가'를 정해 대금을 받은 뒤 익월 초 최종 '확정가'를 결정하고 차액을 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을 활용해 왔다. SK에너지는 가격을 사전에 확정하는 방식으로 공급가격의 투명성과 거래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 관련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가격·영업 관련 업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임직원에게 매년 1인당 2시간 이상의 공정거래 교육을 실시한다. 가격 결정 과정의 정보 관리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 교차검증도 강화한다.

경쟁사와 업무상 접촉할 경우 사전승인과 사후보고, 모니터링 절차를 강화한다. 가격·영업정보 교환 등 공정거래 위험이 있는 행위에는 보다 엄격한 내부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와 내부통제 전반에 대해 연 1회 자체조사와 외부검증도 실시하기로 했다.

전량구매계약을 포함한 기존 거래관행도 점검한다. SK에너지는 주유소 등 유통고객의 선택권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관계기관의 조사와 후속 논의에도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설비 투자 등 공급망 안정 조치도 지속한다. 국제 에너지 시장과 공급망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석유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가격과 거래의 투명성, 공정경쟁 및 준법경영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장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개선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의 담합 혐의와 관련, "심사보고서 상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법률적 쟁점에 대해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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