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사짓는 임차인 보호"… 임대차·휴경 합법 길 연다
농식품부, 농지조사 후속조치
투기에 해당하는 농지는 제외
농지은행 안 맡겨도 처분 안해
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 추진
30년된 제도 현실에 맞게 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령농의 휴경 등 현재 불법인 농지 이용 일부를 농지법 개정으로 합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헌법상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이 농지 소유)에 따라 농지법은 임대차, 휴경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일부만 허용한다. 농지전수조사로 현황을 파악한 뒤 내년 상반기 농지법을 개정해 임대차·휴경이 가능한 요건을 확대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농지조사 후속조치'를 통해 투기를 제외한 농지법 위반에 대해 처분하지 않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투기에 해당하는 3가지 위반행위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 취득 후 무단 방치 및 임대 △경매 등 농지 지분을 취득하고 허위 영농계획서 제출 △농업법인을 만들어 농지를 취득하고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해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를 제외하곤 현행법상 불법농지를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농지에 처분 예외를 내세우는 까닭은 농지법 개정을 고려해서다. 현행법상 불법인 농지 이용행위 일부를 법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송 장관은 "고령화와 영농 기계화 등 달라진 농촌 현실에 맞게 임대차와 휴경을 인정하는 범위를 다시 검토하고, 실제 농사짓는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법 개정을 하는데 (5가지 처분 제외) 사항들을 전부 적법한 상태로 바꾼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치유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현재 농촌은 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농림어업총조사 기준으로 농가 인구의 절반 이상(51.3%)이 65세 이상이다. 경자유전원칙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직접 땅을 소유한 농민이 농사를 짓는 경우는 줄고 있다. 농지를 빌려서 농사짓는 경우가 늘어난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지임대차 시장 분석과 개선 과제'에 따르면 임차 농지 비율(전체 경지 면적 중 임차 면적)은 47% 수준이며, 임차 농가의 비중은 약 45%에 이른다.
반면 농지법은 개인 간의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임대차가 가능한 예외 조항은 △1㏊ 미만의 상속받은 농지와 이농 당시 소유 농지 △농업인이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임대하는 경우 △60세 이상인 사람으로서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한 기간이 5년이 넘은 농지를 임대하는 경우 등으로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또 농지법은 농지를 방치하지 못하도록 휴경이 가능한 요건을 두고 있다. 자연재해 또는 농지개량 공사로 인해 영농이 불가능한 경우, 질병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이다.
송 장관은 경자유전원칙을 시대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자유전원칙은) 농지를 투기 대상이 아니고, 식량안보를 위해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농지법은 30년 전에 만들어진 제도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법 위반사항이 많아지는 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농지법 개정안이 30여건이나 된다. 이번 기회에 우리 농지의 이용 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용준 농업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