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울산의 처용 재해석한 공연 기대해주세요"
김민경 울산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부이사장
울산공업축제 마지막 날 대미 장식
신라시대때 개운포 상상하며 기획
지역 청년예술가 91명 무대 올라
항해·기원·공존 등 6개 테마 공연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공업축제가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올해를 끝으로 부활 4년 만에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그러면서 예전 처용문화제의 부활이 예고됐지만 울산 대표 축제의 명칭으로 '처용'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첨예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일부 단체에서는 '처용' 설화에 나타나는 미신과 불륜적 요소를 이유로 반대 입장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울산만의 문화적 자산이라며 종교적 편향성은 억지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올해 울산공업축제가 어느덧 다가와 8일 개막했다. 나흘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 뒤 오는 11일 마무리된다. 그중 폐막일 공연의 하나로 펼쳐지는 '개운포 신라팝'은 처용 설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대입해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새로운 시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처용문화제가 공업축제를 대신해 울산의 정체성을 담아낼 축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기획자는 김민경 울산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부이사장(사진)이다.
국악을 토대로 트렌디한 장르를 접목한 '조선팝'이 9년 전 '서도밴드'의 신드롬에서 시작해 2026년 'BTS'의 아리랑으로 이어지면서 K팝의 한 축이 되고 있다면, 신라팝은 1140년 전 신라 때 처용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울산 개운포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이날 만난 김 부이사장의 설명이다.
신라팝에 대해 그는 "조선의 수도 서울에 대응해 신라시대 문화의 중심지였을지 모를 울산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기획한 울산만의 대중문화예술 콘텐츠"라고 소개했다. 경주가 신라의 수도였더라도, 바닷길이 열려 있던 울산 개운포야말로 대중문화가 오가고 싹튼 곳이었을 것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고 그래서 제목도 '개운포 신라팝'이라고 정했다는 이야기다.
공연은 울산 예술인들이 서로 다른 장르를 넘나드는 콘서트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항해, 기원, 유형, 공존, 질주, 해방'이라는 6가지 테마 아래 깃발 퍼포먼스와 자체 제작한 K팝 주제곡 무대가 펼쳐진다. 이어 국악과 서양 음악이 결합한 대보름 밴드 공연, 재즈·국악·한국 무용의 협연, 록·메탈 밴드와 클래식 팀, 힙합의 협업 무대가 차례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DJ와 힙합 밴드, 댄스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무대다.
출연진의 수준을 묻자 김 부이사장은 자신 있게 답했다. "전체 참여 인원 91명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청년 예술가들을 섭외했다"며 "지역 버스커나 소년소녀합창단 같은 생활 예술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문 전업 예술가라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기획의 출발점은 역설적이게도 '울산은 문화 불모지'라는 세간의 평가였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그는 "울산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다 보니, 문화 불모지라는 말을 듣는 울산이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장르 간 크로스오버와 콜라보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처용 설화와 울산 정체성의 연결고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주민'과 '노동'에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가 처음 들어섰을 때 일거리를 찾아 타 지역에서 건너와 판자촌에서 잠을 청하며 도시의 발전을 일군 이들이 바로 이주민과 노동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정체성은 이방인이었던 '처용'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김 부이사장은 "타지에서 와 울산에 정착한 수많은 서민과 노동자들이 춤과 노래로 역신을 달래고 승화시킨 처용 설화를 통해 삶의 애환을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