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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라진 검찰, 기다리는 피해자

파이낸셜뉴스
최은솔 사회부 기자
최은솔 사회부 기자

검찰청은 사라졌지만 A씨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만난 그는 전세사기 피해자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대인을 고소한 지 1년3개월이 넘었다. 경찰의 불송치와 이의신청, 검사의 재수사 요청을 거쳐 이후 보완수사 요구만 네 차례 이어졌다. 9월 초 경찰은 한 달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겠다고 했다. 공소청이 출범한 10월 2일도 지났다. 하지만 사건은 여전히 경찰에 머물러 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수사기관의 간판과 권한은 크게 바뀌었지만 피해자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다. A씨에게 지난 1년여는 결론을 기다리는 동시에 직접 증거를 찾아 뛰어다녀야 했던 시간이었다.

보완수사 과정은 지난했다. 검사는 임대인이 선순위 보증금 규모를 속였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입증할 자료를 요구했다. A씨 측은 이미 관련 자료를 냈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가 빠졌다. 임대인이 다른 사람에게도 채무를 갚지 못했다는 정황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자 A씨는 경찰과 함께 신용정보회사 관계자를 수소문해 진술까지 확보해야 했다.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보완수사에서는 허위계약 의혹과 관련해 다른 세입자의 진술이 필요했다. 피해자들은 다시 사람을 찾고 자료를 모았다. 그렇게 사건을 다시 송치했지만 또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왔다. 수사기관의 '보완' 한 번은 피해자에게 또 한 번의 증거 수집과 기다림이었다.

물론 보완수사 요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경찰이 넘긴 사건을 검사가 꼼꼼히 들여다보고 부족한 수사를 채우도록 해 범죄 혐의를 밝혀낸다면 오히려 피해자를 구제하는 장치가 된다. 새 체제에서도 보완수사 요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끝없는 사건 핑퐁'이다. 경찰에서 공소청으로, 다시 경찰로 사건이 오갈 때마다 피해자는 몇 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 특히 전세사기처럼 피해가 이미 현실화된 민생범죄에서 그 시간의 무게는 더 크다.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기관이 더 많은 권한을 갖느냐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부족한 부분은 신속히 채워 마침내 결론을 내주는 일이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결국 신속하고 정확한 사건 처리와 피해 구제에 달렸다. 미제사건이 얼마나 빨리 줄어드는지, 보완수사가 몇 차례 반복되는지,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찾아 뛰어다녀야 하는 일이 줄어드는지도 봐야 한다. 제도는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기다리며 흘려보낸 시간은 돌려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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