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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올해 세계 상품무역 증가율 1.9%→3.9%…"AI 호황이 이란전 상쇄"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상품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3.9%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WTO는 올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지역 교역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따른 반도체·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이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됐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TO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무역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상품무역량이 작년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3월 제시한 전망치 1.9%보다 2.0%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내년 상품무역 증가율 전망치도 종전 2.6%에서 4.1%로 1.5%p 높였다. 작년 세계 상품무역 증가율은 4.2%였다.

WTO는 글로벌 공급망이 중동전쟁에 따른 혼란에 적응한 데다 AI 관련 투자와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세계 상품무역이 당초 전망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관련 상품 교역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급증하며 전체 상품무역 증가세를 이끌었다.

금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 세계 상품무역 증가분의 47%가 AI 관련 상품에서 발생했다. 다만 WTO는 관련 상품 교역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세계 상품무역량은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했지만, 금액 기준 증가율은 15%에 달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AI 관련 상품 수요 급증으로 교역 물량과 금액 증가율 차이가 최근 수년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게 WTO의 설명이다.

반면 서비스무역은 이란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WTO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서비스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3.3%로 1.5%p 낮췄다.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서 운송과 관광 등 서비스 교역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운송 서비스와 여행 서비스 교역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0.9%, 0.2%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내년엔 세계 서비스무역 증가율이 6.4%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세계 상품무역 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아시아의 상품 수출은 9.9%, 수입은 9.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WTO는 아프리카의 수출·수입도 각각 5.6%, 8.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지역은 수출이 5.7% 증가하는 반면, 수입 증가율은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중동 지역은 전쟁의 여파로 상품 수출·수입이 각각 17.2%, 1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중동 지역의 경제성장률 역시 -4.0%로 전망됐다.

WTO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으며,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4.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WTO는 세계 교역의 회복세를 위협할 위험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연료·비료 가격 상승이 가계 구매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게 게 WTO의 지적이다. WTO는 세계 상품무역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AI 관련 투자가 둔화하는 것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WTO는 지정학적으로 대립하는 국가 집단 사이의 무역 분절화 현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미국·중국의 경제적 분리는 오히려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작년 미국의 중국산 상품 수입은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3%로 떨어졌다. 이는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8년의 20% 이상에서 절반 이하로 낮아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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