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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개문발차' 일주일, 미제사건 18만건…검사 부족 '비상'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문혜원 기자 = 공소청이 9일 출범 일주일을 맞았지만 18만 건이 넘는 미제사건과 인력 부족으로 사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달 새 미제사건이 2만 건 넘게 늘어난 가운데 수사 담당 인력은 약 70% 줄어 사건 적체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는 공판검사 확충과 수사기관 협력 강화로 업무 공백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출범 첫날 특검 파견검사의 공판 참여 자격을 둘러싼 법정 혼선이 불거진 데다, 제한된 구속기간 안에 보완수사와 기소 판단을 마칠 수 있느냐는 현장의 우려도 여전하다.

미제사건 18만건인데…형사부 인력 재배치에 사건 처리 부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에 적체된 미제사건은 18만63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8월 말(16만4822건)에서 한 달 만에 2만1485건(13%) 급증한 수치다. 검찰청 폐지 직전 쌓인 미제가 공소청의 출발부터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공소청에 남은 미제사건은 검사가 직접수사를 개시한 '인지사건'과 경찰·특별사법경찰(특사경)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를 마치고 넘긴 '송치사건'으로 나뉜다. 인지사건의 규모는 수사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지만, 법조계는 송치사건과 인지사건의 비율을 각각 99.9%와 0.1%로 추산하고 있다.

공소청은 인지사건부터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순차 이관한다는 방침이지만, 대다수 미제사건이 공소청에 그대로 남는 만큼 사건 적체를 해소하기 어렵다. 당장 10월 2일부터 송치사건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원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요구'를 해야 하는 점도 사건 처리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검사실당 수원(공소청) 같은 경우 미제가 500여 건에 이르고 있고, 다른 검사실도 최소한 200∼300건대의 미제를 보이고 있다"며 "2∼3년 전 평균 50∼100건대의 미제를 보이던 것에 비해 1인당 부담이 거의 4.2배 수준으로 증가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최대 고민은 미제사건을 처리할 검사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공소청은 법정 검사 정원 2292명의 80~85%(약 1900명)로 출범한 상태다. 법무부는 '1재판부 1검사' 원칙에 따라 상당수 검사를 공판 부서로 재배치하고, 수사 담당 인력을 기존보다 68.6% 줄이는 직제 개편을 시행했다.

실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기존 4차장 직제를 3차장으로 개편하고, 9개 수사·조사부서를 폐지했다. 공판 5개 부서의 소속 검사는 기존 37명에서 41명으로 4명(10.8%) 늘렸지만, 행정·수사지원 과(課)는 16개에서 9개로 절반 가까이 감축했다. 수사제1·2과, 수사정보과, 공공수사지원과 등도 직제에서 빠졌다.

공소청 입장에선 공판검사와 미제사건을 처리할 인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할 처지다. 이 대행은 "공판검사가 1년간 5000여 건 이상을 담당하고, 한 주에 4~5일 공판에 관여하는 등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소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소유지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형사부 강화도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소청도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 공소청 관계자는 "중수청으로 이탈하거나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가 더 나올 테고, 사직하거나 휴직하는 검사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부장검사도 "사건을 처분할 검사가 줄수록 1인당 짊어져야 할 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국민 피해만 커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구속사건 '골든타임' 놓칠라…수사·공판 연속성도 시험대

공소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 중 하나는 '구속송치 사건'이다. 일반 형사사건에서 구속 상태로 송치된 피의자에 대한 검사의 구속기간은 원칙적으로 10일이다. 보완수사 요구 등이 필요하면 법원 허가를 받아 한 차례, 10일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정해진 구속기간 안에 기소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한다.

보완수사 결과 통보는 원칙적으로 요구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다만 구속사건은 검사가 더 짧은 기한을 따로 정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정해진 기한 안에 보완수사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검사가 직접 추가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조사·증거 확보와 회신, 공소청의 기록 재검토까지 구속기간 안에 마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공소청 관계자는 지난 8~9월 검찰청 4곳에서 진행한 공소청 시범운영 사례를 언급하며 "시범운영에서도 보완수사 요구의 1개월 내 처리율이 기존보다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은 (공소청 출범) 초기여서 눈에 띄는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 문제점들이 누적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공판 현장에선 조직 전환에 따른 혼선이 이미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는 지난 2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재판에서 특검 파견검사의 출석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판 진행을 중단했다. 검찰청 소속일 때 받은 파견 명령이 공소청 전환 이후에도 유효한지가 쟁점이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6일 각 특검과 관련 재판부에 공문을 보내 파견검사의 공판 참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검사의 신분이 공소청 검사로 승계돼, 새 파견 명령이 없어도 기존 명령의 효력이 유지된다는 취지다. 다만 이 대행은 여전히 재판부마다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했다.

법조계는 '수사와 공판의 연속성'이 새 형사사법체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수사기관과 소추기관이 제도적·물리적으로 쪼개진 구조에서 두 기관이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충분히 공유하고, 공판 과정에서 필요한 추가 수사가 제때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진수 대행은 전날 국감에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후 혼란과 부작용이 얼마나 될지, 사건 지연이나 암장 사건이 얼마나 생길지에 대한 우려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제도의 한계로 피해자가 구제를 받지 못하고,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하고,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되면) 분명히 목소리를 내고 개선안을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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