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개문발차' 일주일…청장 공백부터 정치적 중립성까지 '과제'
(서울=뉴스1) 신윤하 김민재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 일주일을 넘겼다. 간신히 첫발은 뗐지만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위해선 산적한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선 마무리와 인프라 안정화, 정치적 중립성 논란 해소, 이첩 및 수사 기준 정립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인력 부족한 중수청, 사건 배당도 수기로…인선 마무리·인프라 보완부터 해야
중수청의 조직 안착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공석인 중수청장 자리를 채우고 인선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꼽힌다.
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개최된다. 중수청 개청 13일 만에 열리는 것이다.
어렵게 열리는 인사청문회도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한 범여권 내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쉽게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 논란과 과거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 등이 청문회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장 자리만 채운다고 끝이 아니다. 중수청이 정원을 다 채우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중수청 직제상 총정원은 2874명이지만 출범 당일인 2일까지도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해 66.1% 수준인 1900명을 임용하는 데 그쳤다. 출범 직전까지도 특례 임용을 진행했지만 인력을 충분히 채우는 데엔 실패했다.
시설·인프라 미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현재 직원들이 일할 사무실도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컴퓨터 등 업무를 위한 기본적인 설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방 중수청도 있다.
한 지방 중수청 고위급 관계자는 "한 절반가량의 컴퓨터가 보급이 덜 된 상태라 신속한 보급이 필요한 상태다"라며 "내부 메신저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상황은 아니고 급한 내용들은 공무원 메신저 '온톡'(OnTalk)으로 전달하거나 뛰어다니면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 수사에 착수하는 과정도 '산 넘어 산'이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도 없어 고소·고발장 접수부터 사건 배당까지 수기로 이뤄지고 있다. 12월 초 킥스가 2단계 개통되기 전까진 경찰 킥스를 빌려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 배당 등 일부 기능만 쓰기로 했다.
경찰과 중수청 간의 사건 이첩도 아직 요원해 보인다. 어떤 사건을 중수청이 수사하고, 어떤 사건을 경찰에 이첩할지 기준이 중수청 내부에 정해진 게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란 범죄 수사' 의지 드러낸 김지용…정치적 중립성·경찰 이첩 기준 '숙제'
중수청이 여권 주도로 출범한 조직인만큼 정치적 중립성도 태생적 과제가 됐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가 취임 이후 12·3 내란 사건을 중수청 1호 수사로 정할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도 논란은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사건을 계속 수사할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후, 중수청도 관련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내란 사건 수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전날(8일) 오후 후보자 사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란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 기강을 흔드는 행위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않고 엄격히 바로잡아 기강을 확립하겠다"며 중수청 운영 비전을 밝혔다.
중수청의 수사·이첩 대상 사건들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수사 대상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실무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발생한 AI를 악용한 시중은행 해킹 사건의 경우에도,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서긴 했으나 국가핵심기반이나 전자금융기반시설을 해킹한 사이버범죄는 중수청 통보 대상에 해당한다. 경찰은 현재 해당 사건이 중수청 이첩 대상인지를 두고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전문가는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영역이 겹칠 때마다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괜한 기 싸움이나 수사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SNS에 "경찰과 중수청 사이에 수사 경합이 일어날 때 제대로 수사가 진행될지도 문제"라며 "기관 간에 사건을 가져가겠다고 다투거나, 반대로 서로 떠넘기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중수청이 어떤 사건에 집중하고, 어떤 사건을 경찰로 보낼지 기준을 만드는 게 제일 시급하다"며 "선택과 집중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서야 논란 없이 중수청 수사 인력들이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이첩 기준 또한 중수청장 인선 이후 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