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딸 셋 집 장녀가 찬 상주 완장..."원래 여자는 안 된다" 핀잔에 터진 분통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고 완장을 찬 여성 상주의 모습. 사진 출처=엑스, 뉴시스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고 완장을 찬 여성 상주의 모습. 사진 출처=엑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상주를 맡은 한 여성이 장례지도사로부터 "원래 상주는 여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 여전히 가부장적 관습에 얽매여 있는 장례 문화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확산하고 있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검은색 상복 차림에 완장을 차고 빈소를 지키는 한 여성의 사진과 사연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세 자매 중 장녀로, 최근 모친상을 당해 직접 상주를 맡아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장례를 치르는 내내 장례지도사로부터 "원래 상주는 여자가 맡는 것이 아니다"라는 핀잔 섞인 말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6년인 지금 여자 상주가 대체 왜 문제가 되느냐"며 "장례지도사에게 '그런 낡은 말씀은 내게 하실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전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아울러 "완장과 머리핀 착용 위치가 부친상(왼쪽)과 모친상(오른쪽)에 따라 다르다는 식의 절차 역시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복잡하고 경직된 장례 규범의 현실을 전했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유사한 차별을 겪었다는 딸들의 경험담이 잇따랐다.

자신을 외동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서 친인척 남자 형제만 찾더니, 결국 딸인 나는 완장을 차보지도 못하고 군 휴가를 나온 사촌 남동생이 상주를 맡았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친척 중 남성이 없다는 이유로 평소 왕래도 없던 먼 당숙의 장례식에 영문도 모른 채 불려가 상주 완장을 찼다"며 형식주의적 관습의 불편함을 지적한 남성 네티즌의 증언도 나왔다.

여성 상주에게 강요되는 복장 관행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최근 상주를 맡았다는 한 여성은 "주변 어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활동하기 편한 바지 정장을 입었다는 이유로 장례 내내 날 선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며 "성차별적인 장례 관습은 시대 변화에 맞춰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의 반응 역시 관습보다 고인을 기리는 진정성이 본질이라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들이든 딸이든 고인의 직계 자녀가 슬픔을 다해 배웅하는 것이 도리", "남성 우선주의는 시대착오적인 구시대적 발상", "허례허식과 차별적 요소를 덜어내고 가족 중심의 애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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