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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953만명 이용 제주공항 앞세워… 한국공항공사 본사 유치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도, 한국공항공사 이전 논리 구체화
혼잡·결항 대응 경험 전국 공항에 활용
UAM·친환경 공항·해외사업 연계 구상
정부 4분기 이전계획… 입지·비용 미정

제주시 용담동 제주국제공항 전경.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952만7994명으로 집계됐으며, 제주도는 대규모 여객 처리와 공항 운영 경험을 활용해 한국공항공사 본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용담동 제주국제공항 전경.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952만7994명으로 집계됐으며, 제주도는 대규모 여객 처리와 공항 운영 경험을 활용해 한국공항공사 본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연간 2953만명이 이용하는 제주국제공항을 한국공항공사의 새로운 경영·사업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제주도의 본사 유치 전략이 구체화됐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비해 한국공항공사 본사와 제주공항 운영 현장을 연계하는 방안을 핵심 유치 논리로 제시했다. 공항 운영 과정에서 확인되는 문제를 경영과 사업계획에 신속하게 반영하고, 제주에서 검증한 기술과 운영 방식을 다른 공항으로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본사를 두고 제주·김포·김해·청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관리하는 공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별도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한다.

공사의 주요 업무는 공항시설 건설·관리와 운영, 항행안전시설 관리, 항공산업 육성, 기술개발과 해외 공항사업 등이다. 제주공항 한 곳의 관리가 아니라 전국 공항망의 안정적인 운영과 경영을 책임지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이전 효과도 전국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제주도가 유치 근거로 내세우는 가장 큰 자산은 제주공항의 여객 수요다.

한국공항공사의 2025년 항공수송 실적에 따르면 제주공항 이용객은 2952만7994명으로 전년보다 0.6% 증가했다. 국내선은 2651만3249명으로 1.5% 감소했지만 국제선은 301만4745명으로 23.7% 늘었다.

국내선 수요가 줄고 국제선 이용객이 증가하는 등 항공 수요의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제주공항은 관광 성수기와 연휴기간 여객 집중, 기상악화에 따른 지연·결항, 터미널 혼잡 등 다양한 운영 과제를 안고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한국공항공사 본사 전경.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해 제주도가 유치를 추진하는 6개 핵심 기관 가운데 하나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한국공항공사 본사 전경.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해 제주도가 유치를 추진하는 6개 핵심 기관 가운데 하나다. 사진=뉴시스

제주도는 이러한 현장 경험을 본사 경영 기능과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객 흐름과 시설 운영, 항공편 지연·결항 대응에서 확인한 개선 과제를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효과가 검증된 운영 방식을 다른 공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김해·제주처럼 여객 수요가 많은 공항뿐 아니라 지방의 중소규모 공항도 함께 관리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공항 가운데 김포·김해·제주·대구를 제외한 10개 공항은 2015~2024년 누적 손익이 적자였다.

따라서 제주공항의 운영 경험을 활용하는 것과 함께 수요가 적은 지방공항의 경영 개선, 전국 공항 간 자원 배분, 공항시설 투자와 운영비 관리에서도 본사 이전의 효과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가 제시한 또 다른 유치 논리는 미래 항공산업이다. 제주공항과 도심·관광지를 연결하는 이동 수요를 한국공항공사의 도심항공교통(UAM) 기술과 결합하고, 제주를 미래 항공교통의 실증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UAM은 도심과 주요 교통거점을 소형 항공기로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체계다. 제주도는 관광과 공항 접근 교통을 연계해 기술 실증과 사업화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친환경 공항 분야도 유치 전략에 포함됐다. 제주의 재생에너지 기반을 활용해 공항시설의 저탄소 운영기술을 실증하고, 디지털 기술로 여객 흐름과 시설 운영을 효율화하는 방안이다.

제주공항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과 기술을 해외 공항사업에 활용하고, 항공기의 점검과 정비, 수리 등을 담당하는 항공정비(MRO)와 물류 등 연관 산업의 협력 기반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제주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항공기들이 주기 중인 계류장 전경. 제주도는 지난해 2953만명이 이용한 제주공항의 대규모 여객 처리와 운영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한국공항공사 본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항공기들이 주기 중인 계류장 전경. 제주도는 지난해 2953만명이 이용한 제주공항의 대규모 여객 처리와 운영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한국공항공사 본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치전의 향방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달려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이전 필요성을 검토해 올해 4분기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에 착수할 방침이다.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능이 연관된 기관을 집적하고 지역 산업·대학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원칙이다.

제주는 한국공항공사를 비롯해 한국마사회,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해양환경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 등 6개 기관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제주도의회도 지난 9월22일 공공기관 제주 이전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한국공항공사 유치에서는 입지 문제도 풀어야 한다. 정부가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배치를 강조하는 가운데 제주혁신도시는 서귀포시에, 제주공항은 제주시에 자리 잡고 있다. 제주공항과 본사를 가까이 배치하겠다는 제주도의 구상이 정부의 혁신도시 중심 배치 원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검토가 필요하다.

제주도는 본사 청사 부지와 임시 업무공간을 검토하고 입지 선정과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전 직원과 가족의 정착을 위해 주거·교육·보육·교통 분야 지원사업도 연계한다.

다만 한국공항공사와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공식적인 이전 타당성 검토 결과, 노동조합 등 내부 구성원의 입장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현재 서울에 있는 본사를 제주로 옮겼을 때 제주공항 현장과의 연계 효과가 전국 공항 관리와 중앙부처 협의에 필요한 비용·시간을 상쇄할 수 있는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양제윤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한국공항공사의 경영·사업 기능이 제주공항 운영 현장과 가까워지면 현장 수요를 신속하게 사업에 반영하고 미래 항공교통과 해외사업으로 경쟁력을 확장할 수 있다"며 "제주 이전의 필요성을 정부와 관계기관에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유치전의 관건은 제주공항의 높은 이용객 수를 한국공항공사 전체의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제주도가 제시한 현장 중심 경영과 미래 항공산업 구상을 실제 이전 비용, 전국 공항 운영 효율, 신규사업의 실행계획으로 구체화하는 일이 남았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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