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교사 96.5% "문해력 떨어졌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글날 맞아 교사노조, 교사 1356명 설문 결과 발표
80.2% "교과서·설명문 핵심 내용 파악 능력 부족"
83.8% 문해력 지도 부담…76.3% "학교 지원 부족"
교과서 한자 병기엔 63.5% 부정적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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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교사가 96.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10명 중 8명은 학생들이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수업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문해력 지도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위한 수업 시간과 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글날을 맞아 교사노동조합연맹이 발표한 '현장 교사가 진단하는 학생 문해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교사 1356명 중 96.5%(1309명)가 최근 5년 사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응답했다. '매우 저하됐다'는 응답이 64.2%, '다소 저하됐다'는 응답이 32.4%였다. 조사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다. 최근 1년간 문해력 문제로 수업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자주 겪었다는 응답도 82.1%(1113명)에 달했다.

교사들이 가장 우려한 것은 글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이었다. 문해력 부족이 두드러지는 영역을 두 가지 선택하도록 한 질문에서 80.2%(1088명)가 교과서나 설명문의 주요 내용을 이해하는 '설명적 텍스트 분석 능력'을 꼽았다. 문학 작품의 맥락 이해 능력(37.8%), 일상적인 글의 이해 능력(37.6%)이 뒤를 이었다.

실제 교실에서는 '우천시'를 도시 이름으로, '금일'을 '금요일'로 이해하거나 '재산'을 산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사례가 제시됐다. 중학교 3학년 시험에서는 학생 다수가 '요지'라는 단어를 몰라 학교 전체 방송으로 뜻을 설명해야 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글을 제대로 읽지 않으려는 행동도 나타났다. 교사의 59.7%는 학생들이 교과서나 제시 자료를 읽지 않고 친구에게 답부터 묻는다고 답했다. 글의 난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읽기를 꺼린다는 응답은 43.4%였다. 스스로 글을 읽기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을 먼저 찾는다는 응답도 27.0%였다.

문해력 지도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학교의 지원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의 83.8%(1137명)가 문해력 향상 수업의 운영 부담이 크다고 답했고, 76.3%(1034명)는 학교 차원의 시간·인력·자료 지원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기초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한 별도 지원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는 응답도 46.2%였다.

교사들이 가장 시급한 교육 방향으로 꼽은 것은 기초 문해력 집중 지원 프로그램 확대(63.6%)였다. 교사 지원 방안으로는 행정업무 경감과 수업 시간 확보(43.4%), 수업 자료 제공(26.1%), 교원 추가 배치(20.3%) 순이었다.

교과서 한자 병기가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63.5%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36.5%는 한자어 기반 교과 개념을 이해하거나 낯선 어휘의 뜻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교사들이 체감하는 문해력 문제는 심각하지만 이를 지도할 시간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단순히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방식만으로는 현장의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문해력 지도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교육당국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학생들의 문해력을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교사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의 83.6%가 초등학교 교사여서 전체 학교급으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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