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호남 반도체 부지 첫 방문…"전력·용수 늦어도 먼저 착공"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호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예정지를 처음 찾아 "전력과 용수 구축이 늦어져도 먼저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시설 확충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광주 군공항 일대 투자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2시50분쯤 광주 군공항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찾아 "눈으로 보는 것이 말 백마디보다 중요하다"며 "반도체 수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장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용인은 완공 시점을 12년 앞당겼지만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또 다른 부지 조성이 필요하고 병행해서라도 추진해야 한다"며 "오늘 방문은 이곳에 어느 정도 속도로 시설을 지을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 반도체 팹의 구체적인 착공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다만 국가 차원의 전력·용수 공급 계획과 SK하이닉스의 공사를 병행해 전체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최 회장은 "빠른 속도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속도도 높여야 한다"며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판단하면 빠른 속도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반시설 구축이 팹 건설의 발목을 잡을 경우 선제적으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추진하겠다"며 "전력과 용수가 늦어져 타이밍이 늦어지면 저희가 먼저 착공에 들어가겠다. 건설 비용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회장은 "현재까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의 3분의 2 정도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며 "토지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계획된 반도체 팹 2기를 넘어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광주 군공항 관제탑과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둘러봤다. 지난 6월 29일 정부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 4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 회장이 예정지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공군부대에서 공군 제1전투비행단 관계자로부터 부지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로부터 전력·용수 공급과 인허가 등 반도체 팹 운영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약 15분간 둘러보며 실제 부지 여건을 점검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그동안 팹 입지 선정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국방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 군공항 일대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을 각각 2기씩 건설할 계획이다.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전체 국가산단 예정지 820만㎡ 가운데 탄약고 이전 예정지와 민원해소부지 등 우선 개발이 가능한 약 208만㎡를 먼저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 부지는 광주공항 613만㎡와 탄약고 이전 예정지 77만㎡, 기타 부지 130만㎡로 구성돼 있다. 지난 7월 29일 호남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됐으며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산단 설계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제시된 일정은 내년 말까지 입주협약과 인허가, 설계와 일부 부지 정비를 마친 뒤 군공항 부지가 인도되는 2028년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다. 목표대로 진행될 경우 2030년 6월 반도체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간다.
다만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국제공항 이전과 군부대 소산, 군사보호구역 해제, 국가산단 지정과 부지조성 공사 등 풀어야 할 행정절차가 남아 있다. 통합특별시는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관련 인허가와 기반시설 구축 등 행정 지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