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자 이송 허용" vs 필리핀 "물대포로 막아"…남중국해 충돌(종합)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진행된 필리핀군 장병의 환자 이송을 놓고 정반대 주장을 내놓으며 충돌했다.
중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송을 즉시 허용하고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필리핀은 중국 해경이 물대포를 가동하며 접근해 이송을 방해했다고 맞섰다.
中외교부 "필리핀, 사실 왜곡해 부당한 비난…매우 비열한 행위"
9일 중국 해경 발표와 해양 전문매체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경은 전날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주둔 중인 해군 장병 1명을 이송하기 위해 순찰함 카브라함을 투입했다.
해당 장병은 암초에 좌초된 시에라 마드레함에서 복무하던 중 치료가 필요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뤠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전날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라 필리핀 측이 소형 보트로 부상자를 이송하도록 즉각 허용했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대응하고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이송 대상자를 '부상자'로 표현했다. 아울러 필리핀 측이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도발과 허위 주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 해경 선박이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에 무단 진입했다"며 "중국 해경은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양측의 소통을 거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소형 선박을 이용한 부상자 이송을 즉시 허용했다"며 "그러나 필리핀 일부 인사들은 감사하기는커녕 사건의 전모를 공개하지 않은 채 사실을 왜곡하고 중국을 부당하게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의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관심을 끌려는 매우 비열한 행위"라며 "중국은 어떠한 악의적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고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측은 물대포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필리핀 "물대포로 이송 방해"…함정에 직접 닿지는 않아
반면 필리핀 해경은 중국 측의 방해로 이송이 지연되고 환자와 대원들의 안전이 위협받았다고 반박했다.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경 대변인에 따르면 카브라함은 전날 오전 7시 30분쯤 암초에서 약 9해리 떨어진 해역에서 중국 해경 5306함과 마주쳤다. 중국 함정이 물대포를 가동한 채 약 400야드(366m) 거리까지 접근해 카브라함의 진입을 막았다는 게 필리핀 측 설명이다.
물줄기가 카브라함에 직접 닿지는 않았다. 카브라함은 물대포를 피하기 위해 암초에서 떨어진 해상에서 대기하다 소형 보트를 투입했다.
이후 카브라함 측 소형 보트는 암초에서 약 4해리 떨어진 지점에서 시에라 마드레함 측 고무보트와 만나 환자를 인계받았다. 필리핀 측은 이 과정에서도 중국 선박들이 위험한 기동으로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환자는 카브라함에서 의료 처치를 받은 뒤 육상 치료를 위해 이동했다.
로니 길 가반 필리핀 해경 사령관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물대포도, 방해도, 지연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중국과 필리핀이 대치해 온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필리핀은 1999년 시에라 마드레함을 고의로 좌초시킨 뒤 병력을 주둔시켜 왔다. 중국은 이를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군함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