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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발사'만으론 부족…누리호 '상업서비스'의 다음 숙제[누리호 그후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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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성공률 80%…신뢰성 더 쌓고 연 2~3회 발사 가능한 생산·운용체계 필요 한화에어로, 제작성·양산성·원가절감 등 추진…2029년 민간 주도 전환 목표 퍼샛02 사례로 본 탑재체 통합 과제…수십기 '합승' 시대엔 시스템 경계도 중요

[서울=뉴시스]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2026.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2026.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는 '로켓을 잘 쏘는 것'만으로 상업 우주수송 서비스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보여줬다.

처음으로 확정된 시각에 정확히 발사했고 주탑재 군집위성 5기를 모두 목표 궤도에 배치했지만, 앞으로 민간 고객의 위성을 돈을 받고 반복적으로 실어 나르려면 신뢰성·발사빈도·가격·탑재체 통합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성공으로 누리호가 5차례 발사 중 4차례 성공해 누적 성공률 8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상세 브리핑에서 아직은 "발사체를 제대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상용 발사 서비스에 앞서 신뢰성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5차는 누리호 최초의 '정시 발사'였다. 지난 7일 낮 12시25분으로 확정된 시각에 1분의 지연도 없이 이륙했다. 발사 준비 과정에서 일정 지연 가능성이 있는 변수도 있었지만 항우연과 참여기업들이 재점검과 대응을 거쳐 계획을 지켰다.

◆정시에 한 번보다 '자주, 싸게'…수작업형 제작도 바꿔야

상업발사에서 정시성과 신뢰성은 출발점이다. 고객이 원하는 일정에 맞춰 반복적으로 로켓을 공급하려면 제작·시험·운용 주기 자체를 짧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누리호는 고도화사업을 통해 같은 설계를 반복 제작하고 있지만 제작 과정은 아직 상당 부분 수작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 청장도 1년에 두 번씩 발사하려면 지금의 제작 프로세스로는 어렵다며 민간기업이 제작과 운용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같은 과제를 제시했다. 김선 부사장은 상업발사 서비스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통계적 발사 신뢰성을 꼽으면서 우주청·항우연과 누리호의 제작성·양산성 개선과 원가 절감, 성능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궤도 발사 경험 자체도 아직 많지 않다. 오 청장은 나로호 3번, 누리호 5번, 고체발사체 1번, 민간기업 이노스페이스 1번 등 국내 우주궤도 발사 시도가 총 10번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올해 8월 기준 약 2750회, 중국은 700회를 넘었고 일본과 인도도 각각 100회 이상이라는 게 오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정말 아직 초기 단계"라며 상업발사 서비스에 앞서 반복 발사를 통한 신뢰도 축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계획도 발사 횟수 확대에 맞춰지고 있다. 우주청은 2027년 정부예산안에 '누리호 후속 발사지원' 사업을 신규 편성해 연 1회 이상 정례발사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 2~3회 이상 발사가 가능한 민간 주도 상용발사 생태계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민간의 역할도 넓어진다. 5차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통제센터 대부분의 콘솔에 참여해 상당수 조작을 직접 수행했다. 6차에서는 기술이전 대상이 아닌 일부 콘솔을 제외하고 참여 범위를 더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정부 주도 발사를 이어간 뒤 2029년부터 민간 주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누리호 5차 발사 과정에서 우주 공간 사출이 불발된 큐브위성 '퍼샛02'의 모습. (사진=우주항공청) *재판매 및 DB 금지
누리호 5차 발사 과정에서 우주 공간 사출이 불발된 큐브위성 '퍼샛02'의 모습. (사진=우주항공청) *재판매 및 DB 금지

◆위성 많아질수록 복잡해지는 '연결부'…퍼샛02가 보여준 과제

발사 서비스의 또 다른 과제는 탑재체 통합이다. 로켓 한 기에 여러 고객의 위성이 함께 타는 라이드셰어(소형위성 승차공유)가 늘수록 발사체와 각각의 위성 사이에는 더 많은 사출장치와 전기·기계적 연결부가 생긴다.

누리호 5차 발사에서 발생한 '퍼샛02' 큐브위성 미사출은 이런 과제를 보여준 대표 사례다. 누리호는 큐브위성 사출관 쪽으로 정상적으로 명령을 보냈지만 사출관 커버가 열리지 않았고 위성은 3단에 남았다. 보다 구체적인 분리 실패 원인은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주청은 이를 누리호 자체의 성공 여부와는 구분했다. 목표 고도와 속도에 도달하고 발사체와 직접 연계된 주탑재위성 5기를 계획대로 분리한 만큼 5차 발사는 성공이라는 판단이다.

이는 퍼샛02 미사출의 책임 주체를 특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향후 수십기의 위성을 한 번에 싣는 발사가 일반화되면 발사체가 어디까지 정상 작동했는지, 별도 사출장치가 제대로 움직였는지, 위성이 분리된 뒤 정상 작동하는지를 단계별로 판별할 수 있는 체계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에 가깝다.

오 청장도 향후 발사체 성능이 커지면 라이드셰어 방식으로 큐브위성 10개, 20개, 30개를 탑재할 수 있다며 개별 위성의 문제와 발사체 성공 여부를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업발사로 갈수록 이런 구분은 단순한 성공 판정을 넘어 서비스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정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발사체·사출장치·위성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이상 발생 시 어느 단계의 문제인지 신속하게 판별할지 역시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퍼샛02 사례가 던지는 의미는 단순히 현재의 책임 공방보다는 앞으로 복잡해질 상업발사 서비스의 기술적·운용적 경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할 것인지에 있다.

결국 누리호가 다음에 증명해야 할 것은 '또 한 번 성공할 수 있느냐'만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반복해서 발사하고, 비용을 낮추고, 서로 다른 위성을 안정적으로 통합해 목적지에 내려놓는 일까지 하나의 서비스로 만들어야 한다.

5차가 보여준 첫 정시 발사는 그 출발점이다. 2029년 민간 주도 전환까지 남은 시간은 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실제로 돈을 받고 제공할 수 있는 산업 역량으로 바꾸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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