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더하는 인도..'투표 도둑질' 시위 앞두고 당국, 교통 통제에 시위대 선제적 구속까지
【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인도 뉴델리 선거관리위원회가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유권자 명부를 삭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투표 도둑질' 의혹에 항의하는 시위를 사전 봉쇄하는 과정에서 지하철역 출입구를 폐쇄하는 등의 대규모 교통 통제와 열차운행 제한을 발표했다. 또 시위 관련 활동가들과 시위자를 이동 중에 구금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면서 인도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10일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수도 뉴델리 잔타르 만타르에서 예정된 시민들의 항의 시위에 앞서 대규모 교통 통제를 진행하고 시위 참가자 등에 대한 예방적 구금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대해 인도 대법원은 시민들의 이동권을 침해할 수 있는 과도한 조치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시위는 수도 뉴델리의 대표적인 집회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며 주최 측은 지야네시 쿠마르 중앙선거관리위원장(CEC)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인 명부를 특별 집중 정비하는 SIR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부당하게 명부에서 삭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델리 지하철공사(DMRC)는 시위에 따른 인파 집중과 주요 시설 주변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지하철역 56곳의 출입구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또 델리의 주요 경계와 진입로에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도시로 진입하는 차량과 사람들의 이동이 통제됐다. 당국은 또 시위에 앞서 9일 오후 10시부터 10일 오후 10시까지 뉴델리 잔타르 만타르 인근 자나파트-카르타비야 패스 교차로를 중심으로 반경 4km 이내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24시간 동안 차단했다.
인도 철도 당국도 뉴델리역과 하즈라트 니자무딘역 주변의 교통 혼잡을 이유로 열차 운행을 제한했다. 인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델리에서 출발하거나 델리를 종착역으로 하는 열차 245편이 취소됐다. 이 조치는 델리 외 지역에서 시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이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주요 시설 주변에 시위 인파가 집중될 가능성을 우려해 이번 조치가 치안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과도한 대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활동가와 학생운동가들이 예방적 조치의 일환으로 구금되거나 경찰의 감시와 압박을 받아왔으며 일부 시위 참가자는 델리로 이동하던 중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CJP 지도부 인사들도 시위 현장으로 향하던 중 항공기 안에서 억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립 언론인들 역시 호텔 객실에 억류됐으며, 해당 언론인들은 자신들의 SNS 채널을 통해 관련 상황을 직접 공개했다. 이와 함께 아르빈드 케지리왈 전 델리 주총리를 비롯해 마마타 바네르지 전 서벵골주 총리, 피나라이 비자얀 전 케랄라주 총리, 네하 보라 전인도학생연합(AISA) 활동가, M.A. 베이비 인도공산당(마르크스주의) 서기장, 브린다 카라트 당 고위 지도부 인사, 존 브리타스 라지야 사바(인도 상원) 의원, 마니크 사르카르 전 트리푸라주 총리 등 야권 및 좌파 진영 주요 인사들도 10일 델리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인도 대법원의 개입이다. 대법원은 9일 교통 통제 조치에 관한 심리에서 치안 유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위 대응을 위해 지하철과 철도 등 필수적인 대중교통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원은 "파리를 잡으려고 망치를 휘둘러서는 안 된다"는 비유를 사용해, 시위 통제를 이유로 시민들의 일상적인 이동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교통 통제가 공공질서 유지에 필요한 범위에 그쳐야 한다며, 대중교통 운행 제한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정부 측은 비례적인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야당 인사들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전 델리 주총리는 이번 보안 통제와 CJP 지도부 구금을 강하게 비판하며, 현 상황이 과거 인도의 비상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케지리왈은 정부가 평화적 시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큰 논란이 된 선거인명부 사태는 유권자의 선거 참여 자격을 확인하는 행정 절차다. 그러나 명부에서 유권자가 삭제되는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란이 이어져 왔다.
[email protected]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