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우크라, 美·러 '경유 합의'에 발칵…대러 제재 강화 촉구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러시아산 경유(디젤) 공급 합의 발표에 강력 반발하며 대러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러시아산 경유 제재 중단은 러시아에 전쟁 수행을 위한 추가 자금을 제공하는 격"이라며 "지금은 대러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다.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칼라스 대표는 오는 12일 EU 외무장관들이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대러 제재 목록을 승인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EU는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 명단에 1600여 개인·단체를 공식 추가할 예정이다.
칼라스 대표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이틀 새 80명 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사망했다"며 "더군다나 러시아는 EU 회원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에 대한 하이브리드(혼합)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서 "러시아 석유제품 판매 허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방금 키이우에서 가장 분명히 확인됐다"며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을 노리는 드론·탄도미사일 공격을 재차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수출로 벌어들이는 모든 새로운 수익은 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장비 조달 및 샤헤드 드론 개량, 미사일 생산, 전선에 투입할 용병 추가 모집에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 줄고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전쟁을 끝낼 준비를 할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어제 러시아가 받은 신호는 정반대였다. 계속해서 공격해도 된다는 신호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 미국과 유럽, 여타 파트너들로부터 강력한 신호가 필요하다"며 "바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의 전쟁 수행·테러 역량을 제한하겠다는 신호"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규모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관련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러시아와 경유 합의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곧바로 이를 '푸틴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