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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총살형 생중계' 방침에 논란 증폭…교황 "용납 못 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09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군인 13명을 살해하고, 32명에게 부상을 입힌 당시 육군 군의관이었던 니달 하산(사진)에 대한 총살형을 생중계하겠다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방침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아 미국 내 사형 집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AP 뉴시스
지난 2009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군인 13명을 살해하고, 32명에게 부상을 입힌 당시 육군 군의관이었던 니달 하산(사진)에 대한 총살형을 생중계하겠다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방침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아 미국 내 사형 집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AP 뉴시스

사형 선고를 받은 육군 총기 난사범에 대한 총살형을 생중계하겠다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돌발 발언이 국방부와 육군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D 밴스 부통령이 처형 생중계 방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행정부 내부에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군도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출신 레오 14세 교황도 고국에서 벌어지는 사형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총살형 생중계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이란 전쟁에 참전하고 복귀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 올라 장병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극우 팟캐스터 잭 포소비크와 인터뷰를 통해 처형 생중계 방침을 돌발적으로 발표했다.

헤그세스는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일들에 대해 심각한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면서 "이 때문에 사람들이, '대중'이 이 처형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육군과 국방부 모두 생중계 방침을 처음 접해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대중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육군 규정에 따르면 처형장에는 사형수 가족과 희생자 유가족, 언론 대표, 그리고 성직자 한 명이 참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헤그세스, 애덤 텔 육군부 장관 대행, 션 파넬 국방부 홍보실은 '대중'을 생중계의 의미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논란

CNN에 따르면 처형 생중계 방침은 상당수 현역 군인들과 예비군들을 충격에 빠뜨렸고,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심지어 밴스 부통령도 9일 생중계가 과연 가능할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실제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생중계가 되더라도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동에 수차례 파견됐던 한 육군 장교는 CNN에 "처형을 공개하면 미국이 표방하던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면서 "제복을 입은 군인들(총살형 집행 부대)을 휠체어에 탄 남성 앞에 도열시켜 그가 총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는 것은 회복 불가능한 보편적인 해악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총살형 집행을 승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리는 행사 도중 "수년 전 군인 14명을 죽인 남성을 사형시킨다"면서 "그는 총살형 집행 부대의 사형 집행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처형 생중계 결정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결정을 이해한다"며 두둔했다.

다만 그는 하산에 대한 총살형이 집행되겠지만 이를 생중계할지는 행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생중계된다면 이를 시청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함구했다.

모든 게 불확실

처형을 생중계한다고 해도 세부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총살형을 집행할 군인이 뒤에 겪게 될 심리적 충격을 감안해야 해서 총살형 집행 부대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특수부대가 형 집행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생중계를 둘러싼 혼란은 더 극심하다. 총살형 집행 부대원들의 신원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어떻게 대처할지, 국방부 자체 웹사이트 외에 다른 사이트를 통해서도 생중계를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방송과 소셜미디어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은 차단하기 때문에 생중계가 금지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집행 부대에 뽑힌 군인이 이를 거부할 수도 있는지 역시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적법한 명령이어서 원하지 않아도 총살형을 집행하는 임무를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소식통도 많은 군인들이 "전투에서 목숨을 빼앗지만" 총살형 집행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교황 "용납 못 해"

교황 레오 14세는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인 10일 자신의 고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개탄했다.

교황은 소셜미디어 X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론 발언을 인용하며 사형은 인간의 타고난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라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상기시켰다.

교황은 "정의의 조건은 사형에 의지하지 않아도 충족할 수 있다"면서 인류는 이미 범죄자들의 목숨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구금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포트후드 학살

처형이 생중계될 사형수는 지난 2009년 11월 5일 오후 텍사스주 육군 기지인 포트후드에서 총기난사를 벌인 정신과 의사 니달 하산(56)이다. 그는 비무장 군인 13명을 살해하고, 3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당시 계급은 소령이었다. 그는 2013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난주 트럼프는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총살형을 승인했다.

국방부는 처형이 오는 12월 3일 오후 학살극이 벌어진 포트후드에서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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